[코로나19] 마스크 실종된 개인병원 ‘방역구멍’ 우려…영업‧도매상 “우리도 없다” 백기

김태림 기자입력 : 2020-02-27 14:06
마스크 떨어지면 진료에 차질 생겨 수급문제, 3월쯤 해결 돼 매점매석 행위 잡지 못하면 가격 잡기 힘들어

2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스크 1000여 개를 판매했으나 금세 동이나 품절 안내판을 걸어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예전엔 마스크를 주문하면 1주일 내 물건이 들어왔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주문한지 1달 만에 마스크를 받았다. 심지어 10박스를 주문했는데 3분의 1정도만 들어왔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반 시민은 물론 동네 개인병원에서도 의료용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졌다. 중국 수출 물량이 많아지고 일부 유통업자들이 매점매석 행위를 하면서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의료기관마저도 마스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수출량을 제한함과 동시에 공적 판매처로 출하 의무 조치까지 내렸지만, 매점매석 행위를 잡지 못한다면 개인병원의 마스크 수급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란 게 업계 시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마스크 제조업체가 1개당 200~400원대에 출고하던 코리아필터(KF) 마스크 가격이 3~4배로 훌쩍 뛰면서 의료용 마스크 가격도 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사태 전과 비교하면 제조업체의 이윤이 최대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비싼 가격을 주고 마스크를 사려고 해도 구매조차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젠 일반 환자가 방문하는 개인병원에서도 마스크가 동이 나기 시작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50매 짜리 1박스를 이주 만에 겨우 구했다”며 “(우리는) 수술이 많은 곳인데 수술을 진행할 수 없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잠실동 소재 재활병원 의료진도 “지난주까진 소량이라도 살 수 있었는데 이번주부터는 구매하기 더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조치를 취한 만큼 일단 재고로 버텨야지 별수 있냐”고 토로했다.

특히 응급실폐쇄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 상황을 막기 위해 경증환자를 책임질 개인병원의 역할이 커졌지만, 가장 최소한의 필요 장치인 마스크가 부족해 환자와 병원 내 의료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서울 역삼동 소재 이비인후과 원장은 “수술할 때는 물론 방문 환자를 대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데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면 마스크 없이 진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는 모두에게 위험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마스크 판매처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에 수출하고 대형병원과 연구가 필요한 의료·바이오 업체에 넘기면 남는 마스크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마스크 판매업체 관계자는 “한국산 마스크가 엄격한 기준으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추세다. 현재 중국에선 한국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며 “이젠 국내에서 하루 1000만개를 생산하지만 (우리업계 입장에선) 이익이 더 남는 중국 수출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관세청과 한국무역센터 수출입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중국 마스크 수출액은 1억1845만 달러(약 1440억 3520만원)로 코로나19 사태가 대규모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60만 달러(약 7억 2960만원)과 비교해 205배 정도 증가했다.

또 이 관계자는 “큰 고객인 대형병원과 바이오벤처 업체에 우선적으로 납품하다 보니 시민과 개인병원에까지 마스크를 납품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매점매석이 성행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마스크 생산업체는 중간 판매상에게 주문을 받은 뒤 납품만 하면 된다. 이런 유통 구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간 판매상들의 매점매석이 용이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매점매석이 해결되지 않은 한 수급과 가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이 나왔다고 바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해결 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단체나 개인 모두 대량으로 구입하려해 3월 돼야 공급문제가 해결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매점매석이 있는한 가격은 3월이 되도 떨어지긴 힘들 것”이라며 “매점매석이 단속한다고 해서 없어지진 않을 것이다. 100% 되기 힘들다. 대만은 매점매석을 없애려고 정부에서 마스크를 사들인다. 대만에 비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조업자만 제조물량의 10%까지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제조물량의 50%는 공적 판매처로 의무적으로 넘기게 했다.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하루 생산량이 1000만장인 점을 고려하면 이 중 500만장은 공영홈쇼핑, 우체국 등에 풀린다는 의미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대구‧경북 지역에 100만장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동시에 일반소비자 구매를 위해 우체국, 농협 및 약국 등을 통해 매일매일 350만 장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의료기관 등 방역현장에는 매일 50만 장을 공급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