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 시대···월급통장 금리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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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2-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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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銀, 내달 하향조정···타행 검토할 듯

  • 규제로 수익성 악화···오늘 금통위 주목

국내 금융시장에도 '제로금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신예대율 및 각종 대출 규제로 코너에 몰린 은행들이 마른 수건을 짜내듯 통장 금리마저 손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25% 수준인 기준금리가 조만간 인하돼 사상 최초로 '1% 기준금리'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시중 금리는 더욱 하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몇몇 은행이 수시입출금통장의 기본 이율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이 다음달 21일부터 평균 잔액 5000만원 이상일 때 0.2%였던 금리를 0.1%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평균잔액이 5000만원 이하인 수시입출금통장과 다를 바 없어지는 것이다.

국민·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도 조만간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수시입출금통장을 포함해 예금이율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당수 시중은행이 결단을 내린다면 지방은행들도 대세에 합류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등 대다수 은행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수시입출금통장의 이율을 인하하지 않았다. 그동안 기본 이율처럼 정착돼 왔던 수시입출금통장 이율을 손보기로 한 것은 올해 은행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부터 시행된 신(新) 예대율 규제부터 문제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로, 100%를 넘기면 안 된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각 은행의 예대율 산정에서 가계대출금에 15%의 가중치를, 기업대출금에 15% 차감치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일정한 수준에서 관리할 수밖에 없다. 손발이 묶인 채 영업을 하는 격이다.

지난해 12월과 이달 연이어 발표된 부동산 정책의 영향도 상당하다. 15억원 이상 대출이 전면 금지됐고, 전세·주택담보대출의 한도가 낮아지고 조건도 까다로워졌다. 은행 입장에서 리스크 낮은 수익원이 말라가는 셈이다.

결정타는 기준금리 인하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와 수정경제전망치를 발표한다. 만약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결정하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 기준금리 1% 시대를 맞게 된다.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되지 않더라도 오는 4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높은 확률로 점쳐진다. 조만간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 될 경우 대출금리도 떨어져 예·적금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은행의 이자이익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은행이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예·적금 금리 인하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사실 장기적인 예·적금 금리 인하는 이미 예견된 일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금융 선진국이 경험했던 제로·마이너스금리 시대에 우리도 접어들게 되리라는 예측이었다. 현재 스위스UBS은행과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은 예금 계좌에 돈을 넣어두면 일정한 수준의 보관료를 떼어가는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예·적금 금리도 점차 낮아져 제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제로금리 시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며 "조만간 제로금리를 넘어 일본처럼 마이너스금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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