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피의 화요일’, 휴업·급여 60% 체불... “이제 시작에 불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진희·김해원 기자
입력 2020-02-25 15:1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에어서울 3월 사실상 휴업 돌입... LCC 출범 이후 처음

  • 이스타항공, 2월 급여 60% 체불... 대한항공 직원 코로나19 확진자 판명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며, ‘피의 화요일’을 맞이했다.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휴업 카드를 꺼내들었으며, 급여 체불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자존심은 온데간데없이 생존을 위해 버티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에어서울 3월 사실상 휴업 돌입... LCC 출범 이후 처음
25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오는 3월 첫째 주와 둘째 주 사실상 휴업에 돌입한다. 3월 말까지 연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중반 LCC업계가 출범한 이후 처음이다.

실제 에어서울은 자사 홈페이지 예약 페이지에서 내달 1일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항공권의 판매를 중단했다. 추가적인 예약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1일부터 2주간 국제선 11개 중에 8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나머지 3개 일본 노선 도쿄, 오사카, 다카마쓰 등도 조만간 결정해서 공유하기로 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결항되는 항공기에 대해서 환불조치를 하기 위해 연락을 돌리고 있다”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3월 이후 1개월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전사적으로 임직원이 뜻을 모아 경영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노선의 운항이 중단되고, 대부분 국제선도 빈자리로 운영되면서 더 이상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재 항공업계는 출혈 경쟁 심화로 몇만원대의 국제선 항공권을 팔며 ‘봉사활동’에 가까운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 = 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2월 급여 60% 체불... 대한항공 직원 코로나19 확진자 판명
이 같은 버티기의 마지막을 여실히 보여준 게 이스타항공이다. 이 항공사는 최근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땡처리 항공권을 시장에 다량 쏟아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이날 전 임직원 2월 급여 60% 체불로 돌아왔다. 추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노력이 물거품이 된 셈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경영진 임금 30% 자진 반납, 전 직원(운항·캐빈승무원 제외) 대상 주 3·4일 근무를 시행했다. 지난 24일에는 조종사 노조와 임금협상 특별교섭을 실시하고 4개월간(3~6월) 25% 임금삭감 등의 합의안도 마련한 바 있다.

다른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그 시기와 금액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최근 모든 직원에 대해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경영진은 30% 이상 임금을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티웨이항공은 25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휴직을 받은 것에 이어 한 달간 근무를 중단하는 유급휴직 신청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이번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이달 신청 인원을 고려해 다음 달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주 에어부산 임원들도 각각 20∼30%에 이르는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임원을 제외한 부서장들도 자발적으로 임금의 1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또 모든 직원은 다음달부터 주 4일 근무와 무급휴직 15일, 무급휴직 30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한창수 대표를 비롯한 모든 임원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유급 연차휴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이날 대한항공의 객실 승무원 1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승무원브리핑실(IOC)이 폐쇄됐다. 불안감 확산으로 사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가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서울뿐만 아니라 대부분 LCC가 출혈경쟁에 나서면서 적자가 누적돼 오늘내일한다”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격적으로 방어하고 있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사진=에어서울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