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기세에…철강업계, ‘올해 가격인상’ 물거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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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2-24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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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잦아들기는커녕, 그 위세가 날로 대단해지면서 철강업계마저 맥을 못 추고 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 아시아, 미국, 유럽 등까지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가격인상을 통해 수익 정상화를 노리던 국내 주요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진 상황.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계속될 경우, 가격 인상은커녕 글로벌 수출 등 향후 철강 수요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용광로 모습 [사진=포스코 제공]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를 ‘가격 인상의 원년’으로 삼고 자동차·조선업계와의 가격 협상을 단단히 준비해왔다.

지난해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철광석 가격은 30% 이상 급등했지만, 국내업체들은 가격 줄다리기 타이밍을 놓쳐 작년 4분기에만 ‘어닝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낸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세계적인 철강 가격 인상 추세에 맞춰 올해 가격 협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라면서 “계속되는 실적 악화를 반전시킬 카드는 가격 인상 뿐이라는 절박함이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바이러스의 가장 큰 영향권인 중국에서는 자동차 생산, 건설업 등 수요 산업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철강재 재고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 철강재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춘절 연휴가 끝난 직후 철강 선물가격은 급락세다. 2월 둘째 주 들어 중국 철강재 유통가격은 전주 대비 열연 4.9%, 후판 1.9%, 철근 1.4% 등이 각각 하락하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 업체로서는 자동차·조선업계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자동차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산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아 직접적인 생산 차질을 겪고 있어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 소극적이다.

특히 가격 인상이 절박한 선박용 철강재인 후판 가격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 등 후판 가격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나, 조선업계는 실적 정상화가 더디다면서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업체의 철강 수출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포스코는 매년 중국에 차량용 강판 등 300만t 규모의 철강재를 수출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 GM 등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공장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서 철강재 수요 위축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자동차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끼치면서 철강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 바람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면서 “현재 세계적인 수요 위축으로 철강 판매량이 줄어들 전망이라 주요 철강사의 실적 개선이 올해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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