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제도화 '특금법'] 거래소, '규제법' 통과 기대하는 이유

서대웅 기자입력 : 2020-02-24 08:39
법안 통과시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첫단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은 시장 진흥법보다 규제법에 가깝다.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법이라기보다 규제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업계는 특금법 개정안이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규제법임에도 시장이 이 법에 기대하는 이유는 뭘까.

업계가 개정안을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암호화폐 거래가 제도화되는 첫단추라고 보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만을 다루는 제정법은 아니지만, 기존 법에 명시하는 것만으로 이 시장을 법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다. P2P금융의 발원지인 미국과 영국에서 제정법이 아닌 자본시장법과 같은 기존 법으로 P2P금융 시장을 다루는 것과 같은 차원이다.

개정안은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명칭을 '가상자산(Virtual Asset)'으로 규정했다.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 사업자'로 명시했다.

암호화폐 거래가 다시 활성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깔려 있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했지만, '투자 광풍'이 불었던 2017년 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상황이다. 거래수수료가 주수입원인 거래소 입장에서 거래량 감소는 치명적이다.

현재 암호화폐 거래가 불법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합법화한 것 역시 아닌 만큼, 시장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현실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합법 시장이 되는 만큼 거래가 늘어나고 거래소도 지속 가능한 경영 환경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기존 금융권과의 협업 체제도 노려볼 수 있다. 증권사나 P2P업체와의 연계 영업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 PB들로부터 암호화폐 시장 및 투자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며 "PB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는 대표적인 대안 투자처 중 하나"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의 대규모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대 상위 10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사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ISMS 인증 획득, 실명계좌 발급 등 영업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거래소는 200여곳으로 추산되지만, 약 5%만 살아남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거래소들은 각각 살아남기 위해 ISMS 획득을 위한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ISMS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빗썸·업비트·코빗·코인원 등 이른바 '빅4' 업체와 한빗코·고팍스에 불과하다. 후오비코리아는 오는 상반기 획득을 목표로 ISMS 인증을 신청했으며, 현재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밖에 다수 거래소들도 ISMS 인증 획득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제표준 정보보호인증 'ISO 27001' 등을 인증받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업계 관계자는 "FATF 권고사항은 아니지만, 향후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기 위한 주요 요건이 될 것으로 판단돼 여러 인증을 획득하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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