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코로나19와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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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
입력 2020-02-19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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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가 싶더니만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해외여행 경력이 전혀 없는 확진자가 2명이 더 나타나면서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었던 많은 사람에게 혼란스러운 시간이 다시 찾아왔다. 주식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쳐 지난 2월 3일 208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 지수는 10일 만에 2255까지 회복되다가 18일엔 1.5% 빠진 2200선에서 오락가락한다.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때 금융위기만 없었더라면···", "그때 IMF 사태만 안 터졌더라면···", "그때 911 사고만 없었더라면, 나는 성공했을 텐데." 사업에서 실패한 CEO 역시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그때 거래처가 IMF 사태로 부도만 나지 않았다면···", "그때 금융위기만 없었다면···"

위대한 선장의 진정한 실력은 완벽한 날씨에 자동항법으로 얼마나 잘 순항하는가가 아니라, 엔진의 일부가 고장 나고 엄청난 폭풍우 속에서 승객을 가득 태운 채로 자신의 배가 폭풍우를 뚫고 목적지로 나아가야 할 때, 그 실력이 드러나는 법이다. 그리고 대부분 위기를 뚫고 성공한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는 위기 대응 방안을 가지고 있다.

2013년, 필자가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며 사업을 할 때 만났던 한 자산운용사의 이름이 '모골드(MoGold)'였다. 모골드는 1조원이 넘는 거대 펀드를 운용하던 회사였다. 오너인 엽 선생에게 왜 회사 이름을 모골드라고 지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에서 살아남은 은행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였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아무리 어려운 극한 상황이 오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자 했고, 두 회사의 머리글자를 따서 모골드라고 지었다”고 답했다.

의사 출신으로 비상장주식으로 큰돈을 벌어 정식 금융권에 진입한, 금융경력이 많지 않은 기업 CEO의 이러한 대답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특히 모든 산업의 디지털화로 전 세계 어디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실시간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가깝고 좁아진 지구촌에서 사업하는 CEO라면 언제나 블랙스완에 대비하는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IMF나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비교해서도 전혀 안심할 수 없으며, 자칫 인류 역사에 크게 남을 미증유의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어느 국가, 어느 기업을 막론하고 준비돼 있어야 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준비된 대비책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공포감'을 느끼거나 크게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극한 상황 자체가 오히려 커다란 기회가 될 수도 있으며 역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 모두가 공포를 느낄 때 정석투자를 실천하는 투자자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며, 뛰어난 선장의 실력은 평소의 좋은 날씨가 아닌,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엄청난 폭풍우를 만났을 때, 그 악천후 속에서 침착하게 항해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실력이 드러난다. 당신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사진=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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