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평화포럼] ②'철도·관광' 한반도 신경제 구상…남북공동개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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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강원도)=정혜인 기자
입력 2020-02-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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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철도연결, 다자간 평화 공동체…韓정부 주도적으로 나서야

  • 남북관광협력, 北 제재극복에 필요 ‘4차산업·크루즈선박’ 활용해야

한국과 미국은 10일 북·미 비핵화, 남·북관계, 대·북제재 등을 논의하고자 서울에서 워킹그룹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한국은 북한 개별관광과 철도·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등 남북협력 사업의 추진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미국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2018 평창올림픽’의 평화정신을 계승해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철도연결, 대북 개별관광을 위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협력사업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정부의 주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2020 평창평화포럼'의 '동해선 철도와 유라시아 철도 연결:한반도 신경제 구상'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유재훈 아시아미래연구원 원장. [사진=정혜인 기자]


◆남·북철도연결, 다자간 평화 공동체…“한반도 스스로 결정해야”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의식주 다음으로 중요한 행위를 ‘행(行·이동)’으로 꼽고, 유럽연합(EU)의 철도 연결을 예로 들며 남·북 철도 연결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언급했다.

나 원장은 “유럽도 석탄 운반으로 (철도 연결을) 출발했지만, 고속철도로 발전하면서 유럽이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형성됐다”며 “철도연결은 시공간을 압축하는 효과가 있다. 이것이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에 시사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남·북 철도연결,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는 철도를 매개체로 동아시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고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를 이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교류 협력을 가속화하고, 하나의 시장,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 경제 공동체를 뛰어넘는 다자간의 평화 공동체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 원장은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고, 한·중 간 고속철도가 깔리면 서울과 중국 메가시티 간 일일생활권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메가시티가 고속철도로 통합되는 경우 새로운 산업,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한반도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남·북 철도연결을 통해 북한의 숙련된 노동력과 천연자원, 그리고 남한의 뛰어난 제조능력의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며 “베트남 등보다 한반도가 훨씬 더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미국에는 한국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미 정부의 몇몇 관료들이 한국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제재에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것을 한국 정부가 중심을 잡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나 원장은 “특히 나진-하산프로젝트는 대북제재 목록에서 제외되어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실행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재훈 아시아미래 연구원 원장은 자금조달, 자금관리, 국가신용관리 등을 위한 국제적 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철도 연결과 관련된 국가의 이해관계가 균형 있게 형성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시점에서는 제재 위험이 없고, 국제적 수용이 가능한 사업,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부분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사업부터 시작해 철도 연결, 동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0 평창평화포럼'의 원산~갈마, 금강산 남북공동관광개발' 세션에서 전문가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폴라 핸콕스 CNN 서울지국장, 존 브래덕 브로드오크그룹 회장,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최승황 한창해운 대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사진=정혜인 기자]


◆금강산·원산~갈마 관광, ‘4차산업·크루즈선박 해상’ 활용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대 역점 건설 사업 중 하나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이용한 한반도 평화를 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 들어 경제개발 특구가 22개로 늘었다. 특히 관광을 통한 외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며 “관광개발구라고 언급한 곳만 6개”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평양을 통해서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이고, 지난 2005년 남·북 관광을 통해 방북한 인원이 30만명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이 센터장은 “남·북 간 관광협력이 북한에 필요하다고 보이는 대목”이라고 해석하며 4차 산업혁명을 이용한 협력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도 4차산업을 중요시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금강산관광의 경우에도 양측이 강조하는 4차산업이 접목된 가상현실(AR) 관광을 제안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최승환 한창해운 대표는 해상을 통한 원산갈마 방북 추진을 제시했다. 그는 2주 전 통일부에서 받은 답변 내용을 공개, “육로를 통한 대북관광은 유엔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해상의 경우에는 남·북협력만으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북한 개별관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제3국을 통한 육로를 통한 방북을 검토 중이나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항구의 개발, 원산항 개방이 가져다줄 기회는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항구가 개방되면 육로, 제3국을 통하지 않고 해상을 통해 방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이를 통한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구상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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