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가 바꿔놓은 세상] 매출 급감에 유통 업계 '한숨'…자체 폐쇄 아닌 국가적 차원 지원 절실

김충범·이서우·조재형 기자입력 : 2020-02-10 07:47
기업 자체적 방역에 따른 휴점…매출 급감 '치명타' 국가 차원 가이드라인 전무…"확진자 동선 공유하고 재발 방지하는 체계적 방역 시스템 구축돼야"

[사진=아주경제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문제가 본격화하면서 유통 업계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기업들이 휴점 및 폐점에 따른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방역을 실시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문제가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면서 전반적인 수요층의 소비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는 점도 이들 기업에는 부담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과 다르게 국가적 차원의 방역 지원도 전무해 이에 따른 아쉬움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23번 확진자가 지난 2일 본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후 7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에 대한 철저한 방역 조치를 거치고 오는 10일 재개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하루 평균 매출이 60억~100억원 수준에 이른다. 특히 시기가 주말인 점, 서울 심장부인 명동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업계는 이번 임시 휴업에 따른 롯데백화점 본점의 손해액이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내부 직원이 20번째 신종 코로나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GS홈쇼핑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이틀에 걸쳐 사옥을 폐쇄했다. GS홈쇼핑은 이 기간 임시 휴업을 하고 본방송이 아닌 재방송을 송출했다. 당연히 피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다.

GS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에서는 실시간 대응 상품군이 있다. 생방송일 경우 프로듀서(PD)의 실시간 대응 상황에 따라 매출이 바뀌는데, 재방송은 이 같은 PD의 유연한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패션·미용 상품 등은 방송 중간에 사이즈나 품목 등이 매진되는 경우가 있는데, 재방송 편성 시 이 같은 부분은 실시간 대응이 어렵다. 매출에 타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체들도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물론 가맹점주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이슈가 사그라진 뒤에도 손실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9일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과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 입점한 매장을 각각 임시 휴업했다.

교촌치킨 가락 2호점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영업을 3일간 중단하고 자체 방역을 했다. 확진자 방문 당시 주문을 받았던 직원은 자가 격리 조치했다. 다만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영업 재개는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그룹은 지난 6일 오후 5시 10분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관련 내용을 전달받고. 헬리오시티 매장 영업을 즉시 중단했다. 제품 전량을 폐기하고, 같은 날 방역을 완료했다. SPC그룹 관계자는 "다음 주 중 영업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BBQ(비비큐) 치킨도 이들 두 개 매장과 같은 헬리오시티에 입점해 있지만, 보건소가 지정한 확진자 경로에 포함되지 않아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장을 전부 닫아야 한다면, 가맹점주 피해는 대체 누가 보상해주나. 확진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도 "보건소에서 확진자 경로를 공개하고 지정하니, 우리만 문을 안 닫을 수도 없다. 그런데 자진 휴업한 것 아니냐고 하면 우리도 할 말이 없다"며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이란 막연한 공포감을 소비자가 가지면, 이슈가 끝나고도 계속 장사가 안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대기업들의 방역 조치가 자체적으로 내려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GS홈쇼핑 등의 폐쇄 조치는 모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침에 의한 것이 아닌, 자사 결정에 따른 것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언론에서 폐쇄가 늦어졌다고 질타 받은 바 있지만 사실 기업이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무리가 있다"며 "영등포구청이나 국가 기관에서 폐쇄 요청을 할 수는 있지만 강제성이 없다. 외부 영향을 받기엔 시간이 짧아 자체적인 선에서 폐쇄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으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경영안정 자금 등을 지원받고 있지만, 대기업은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통 업계가 자체적으로 신종 코로나 방역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기업이 영리 조직임을 감안하면, 기업 자체의 방역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민들도 상당수다. 정부가 빨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확진자 동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에 대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 방역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상황에 맞게 방역 지원에 나설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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