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가뜩이나 어려운데…바이러스에 사라진 아동·청소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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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02-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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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스 사태 공연계 피해 반복…업계 “구호기금 등 대책마련 필요”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지난 1월 31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들어가며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공연계가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극 분야가 느끼는 칼바람은 더욱 매섭다. 아이들을 위한 무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국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6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바이러스에 취약한 아이들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아동극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방지영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아시테지) 한국본부 이사장은 “현재 공연 중인 어린이극이 없다고 보면 된다”며 “2월 공연은 전부 취소됐고 4·5월 공연도 보류된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전했다.

실제 각 문화재단과 극단들은 공연 취소나 보류를 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어린이 전용극장인 종로 아이들극장은 이달 21~29일 공연하려던 ‘크로키키 브라더스’를 취소했다. 김경태 아이들극장 공연사업팀장은 “연간 일정이 차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다른 달에도 공연할 수 없어 미안함이 크다”고 했다.

부천문화재단은 복사골문화센터 판타지아극장에서 오는 12일부터 22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던 음악동화 ‘늑대야 친구하자’ 취소를 결정했다. 부천문화재단 공연기획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단체관람객 취소가 많아 부득하게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극장에서 오는 3월 무대에 오를 예정인 국악인형극 ‘이야기 파시오’ 공연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5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어린이·청소년극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상 공연이 100% 취소됐다. 방 이사장은 “그 당시 아동극을 만드시는 분들이 적자를 봐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번에도 다들 굉장히 걱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어린이·청소년극은 4월과 5월이 성수기다. 가장 공연이 많은 중요한 시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계 관계자들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국제문화교류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모이는 아시테지 아동·청소년 공연예술축제가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린다. 애초 한·중·일 3국 예술 고교 재학생들이 함께 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사실상 취소됐다.

업계는 정부 차원 대책을 촉구한다. 방 이사장은 “집단 감염병으로 공연을 취소한 게 증명될 경우 일부분이라고 복지 차원에서 구호기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팀장도 “어린이극은 한 번 공연을 못하면 그 해 농사를 망쳤다고 볼 수 있다”며 “길 잃은 사람을 위한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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