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韓증시 패닉…기관·외인으로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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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원, 이보미 기자
입력 2020-01-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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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증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공포에 맥을 못추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발을 빼고 있다. 그래도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돌아보면 1~3개월이면 주가지수가 회복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다. 개미(개인 투자자)에게는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질병 이슈 말고 다른 시장 상황도 꼼꼼히 따져봐야겠다.

◆코스피·코스닥 7거래일 새 나란히 4% 하락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신종 코로나 첫 발병자가 나온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총 7거래일 동안 코스피 지수는 2250.57에서 2148.00로 4.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4.39% 빠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행진'을 벌인 탓이다. 기관과 외국인은 지난 7거래일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1조5334억원, 1조62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순매도액이 저마다 5068억원, 2389억원에 달했다.

반대로 개인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37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주식도 825억원을 샀다. 단기 악재로 보고 이번 하락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을 수도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만 단기 1~2개월의 변동 장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2~3개월 이후 매수 대응의 큰 틀은 변함 없을 것으로 본다"며 "과거 사례로 미뤄 봐도 전염병 확산과 자연재해는 결국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사스·메르스 사태 반등은 외인·기관 주도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발병 사태를 사스와 메르스에 비하는 분석이 많다. 돌아보면 중국에서 사스가 첫 발병한 2002년 11월 16일 이후 그해 말일(12월 3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672.95%포인트에서 627.55%로 한달 보름 만에 6.75% 하락했다. 하락세는 이듬해 3월까지 이어져 사스 발병 넉달 만인 3월 17일 515.24포인트까지 주저 앉았다. 넉달새 주가지수가 23%나 빠진거다.

당시 기관은 주식을 무섭게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장에서 넉달간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만 1조724억원을 넘었다. 그나마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351억원, 5373억원을 사들이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다만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2003년 2월 14일을 기준으로 중국 여행금지 철회일인 2003년 6월 24일까지 주가 흐름을 보면 코스피지수는 575.67에서 664.01로 15.35% 이상 올랐다. 코스피가 사스 발병 이후 종가 기준 700선을 되찾은 것은 2003년 7월 7일(종가 기준 713.52)이다. 주가가 잠시 회복됐던 2002년 12월 20일(종가 기준 709.44) 이후 8개월가량 걸린 셈이다.

지수 상승을 이끈 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다.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코스피가 700선을 되찾을 때까지 기관과 외국인은 저마다 1조2763억원과 1조8659억원을 샀다. 당시 개인만 3조1422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와 반대로 움직였다.

메르스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메르스가 최초 발병했던 2015년 5월 20일 코스피 종가는 2139.54선이었다. 그러나 3개월 뒤인 8월 말에는 1941.49까지 떨어졌고,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그래도 10월 26일 2048선까지 회복하며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저마다 1599억원과 1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62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증시가 힘을 내긴 역부족이었다. 메르스 종식을 발표한 12월 23일 지수는 1999.22을 기록했고, 누적 하락폭은 6.56%나 됐다.

외국인의 '셀 코리아' 탓이다. 메르스 사태 동안 외국인은 무려 12조176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비해 기관과 개인은 각각 7조4479억원, 7976억원을 사들였다.

◆"단기 악재 거치면 다른 시장 상황 눈여겨봐야"

비슷한 상황에서 보면 주가지수 회복까지는 길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이 시장에 일시적인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 추세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며 "즉, 전염병이 유행을 통과하면 시장은 곧 하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2~4주만 자 넘기면 시장은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시장 여건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3년 상반기는 사스 사태 외에도 이라크 전쟁과 카드 사태에 따른 내수경기 침체, 대기업 분식회계 사태 등 대형 악재가 중첩됐던 시기였다"며 "앞으로 시장 흐름이 그때와 같이 계속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했다.

조병헌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질병에 따른 충격보다는 그 당시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반영한 증시 흐름이 이어지기 마련"이라며 "오히려 질병의 영향력은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현재 증시는 1~2주 정도 조정을 거친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오히려 매수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및 전기차 관련주에 꾸준히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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