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의 불온한 정치] 걷잡을 수 없는 '신종 코로나'…진짜 시험대 오른 문재인 대통령

최신형 정치팀 팀장입력 : 2020-01-28 17:4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中 106명 사망…확진자만 4500명 웃돌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5일 만에 1000명 돌파…사스보다 4배 빨라 국내 방역망 뚫리자, 감염증 쇼크 확산…文 대통령, 비상계획 가동 감염증, 마찰적 외생 변수…中호황기 때 발발한 사스도 韓경제 타격 G2 분쟁, 경제 펀더멘털 위협…메르스 대처 실패한 朴 지지율 29%
재론의 여지가 없다. 중대 위기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 길목에서 맞닥뜨린 첫 번째 시험대다. 전 세계를 덮친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 얘기다. 신종 코로나 감염자는 28일 오전 0시 기준 106명(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달한다. 확진자는 4515명이다. 사망자와 확진자는 하루 사이 26명과 1771명이나 늘어났다.

방역망이 뚫리기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이날 추가 확진자는 없었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공항과 병원 등을 활보했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네 번째 환자는 총 96명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컨트롤타워를 자임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업무 복귀마저 앞당긴 문재인 대통령은 "과도한 불안을 갖지 말아 달라"고 한 지 하루 만에 '전수 조사' 카드를 꺼냈다. 보건당국도 전날(27일) 신종 코로나의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에서 '한 단계(주의→경계)' 격상했다.

진짜 시험대는 이 시간 이후부터다. 신종 코로나 사태는 '마찰적 외생 변수'다. 그래서 단기적이다. 특정 방향성이 아닌 양면성을 가졌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이 국면이 '브이(V) 자형 위기 탈출이냐, 더블유(W) 자형 위기 반복이냐'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中 호황기 때 발발한 사스…G2 분쟁 국면에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우한 폐렴과 관련해 면회 제한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의 치사율은 3% 미만(27일 오전 0시 중국 기준 2.9%)이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9.6%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8%보다 현저히 낮다.

문제는 '감염 속도'다. 2002년 11월∼2003년 7월까지 9개월간 진행됐던 사스의 확진 환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4개월이었다. 반면 신종 코로나는 지난해 말 첫 확진자 발발 이후 '25일 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 속도가 약 4배 이상 빠른 셈이다. 

신종 코로나의 경우 치사율은 낮지만 춘절 등의 잠복기(최장 14일)를 감안하면, 향후 2주간 확진자 판정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당국 등의 '초기 대응 실패' 논란이 불거진 까닭도 이와 무관치 않다.

더 큰 문제는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의 연쇄 효과다. 사스 사태가 발생한 2002∼2003년은 '중국 경제의 호황기'로 꼽힌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부동산 경기 부양 등도 이때 일어난 일이다.

지금은 다르다. 중국은 그간의 고성장을 뒤로하고 올해 '바오류(保六·6%대 성장 목표)' 시대와 작별을 고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해 내내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을 뒤흔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재개와 중국의 저성장, 감염증 외생 변수가 맞물릴 경우 한국 경제의 충격파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 '노무현이냐, 박근혜냐' 갈림길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무려 26% 수준이다. 이는 2000년 10.7%에서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중국발 원인 불명 폐렴 현황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스로 인한 2003년 2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 추정치는 1%포인트(연간 성장률 0.25%포인트) 내외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현장점검 전 손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르스 때도 한국 경제는 움츠러들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메르스 영향으로 한국의 2015년 GDP가 0.2%포인트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관전 포인트는 문재인 정부가 '골든타임 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신종 코로나 확산 저지를 위한 골든타임은 '중국 내 정점을 찍는 시기'와 맞물린다. 문 대통령이 이 기간,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집권 4년 차 위기는 내부가 아닌 외생 변수에서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정권이 그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메르스 파동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정 지지율 30% 선을 내줬다.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6월 16∼18일까지 조사해 19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9%까지 하락했다.

메르스 발발 직전인 5월 4주 차 때 40%였던 지지율이 한 달 사이 11%포인트나 빠졌다. 이 기간 부정 평가는 47%에서 61%로, 14%포인트나 늘어났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16일 만에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안이한 정부의 늑장 대처가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셈이다.

참여정부는 정반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하자마자 사스 사태에 직면했다. 범정부 차원의 정부종합상활실 구성을 비롯해 전국 242개 보건소에서 사스 감염 위험자로 분류된 23만여명에 대해 추적 조사를 실시했다.

한 대에 불과하던 열 감지기는 복지부 예비비를 긴급 편성, 열 대로 늘렸다. 항공기 5400여대의 탑승객 62만여명을 포함해 90만여명을 검역했다. 그 결과,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775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동안 우리나라는 사망자는커녕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향후 1∼2주 내 문 대통령의 '진짜 실력'이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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