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이상 주택 공시가 현실화율 높아지며 보유세 부담 급증…"증여, 매각 저울질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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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20-01-2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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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억~15억원대 고가 주택 현실화율, 전년 대비 2~3%포인트 증가

  • 공시가격 60여개 행정목적 활용된다는 점에서 세 부담 불가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억원 이상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이 작년에 이어 올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이에 따른 보유세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고가 주택 수요층의 경우 증여와 매각을 저울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전국 표준주택 공시가격 변동률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4.47%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다만 시세 구간별로 현실화율 제고 방침이 적용됨에 따라 9억원을 기준으로 이를 넘어서는 주택 공시가격은 높고, 미만 주택 변동률은 낮게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9억∼12억원 7.9% △12억∼15억원 10.1% △15억∼30억원 7.49% △30억원 이상 4.78%다.

이는 △3억원 이하 2.37% △3억∼6억원 3.32% △6억∼9억원 3.77%로 최대 3%대에 불과한 9억원 이하 단지와 대조된다.

이 같은 이유는 정부의 고가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침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이미 작년 현실화율이 55%에 미치지 못하는 고가 주택의 경우 현실화율을 집중적으로 높이겠다고 밝혀왔다.

전국 평균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53.6%를 기록했다. 구간 별로 △9억~12억원 53.4% △12억~15억원 53.7% △15억~30억원 56.0% △30억원 초과 62.4% 등 9억원 이상 고가 주택일수록 시세 반영률도 함께 상승했다.

국토부의 서울 일대 단지 보유세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성동구 소재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작년 3억200만원에서 올해 3억1600만원으로 올랐고, 보유세는 58만1000원에서 61만8000원으로 3만70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또 마포구의 한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작년 6억400만원에서 올해 6억8000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는 149만1000원에서 177만4000원으로 18.9%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가 주택의 경우 용산구 일대 한 주택은 8억5700만원에서 9억46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보유세는 243만2000원에서 294만2000원으로 20.9% 오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강남구 일대 주택은 공시가가 10억6000만원에서 11억4800만원으로 급등하면서 보유세도 361만2000원에서 447만9000원으로 24.0%나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토부 측은 중저가 주택보다 현실화율이 낮았던 9억∼15억원대 주택 현실화율이 2∼3%포인트 상향돼 중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 간 현실화율 역전현상이 해소됐다고 자평했다.

국토부는 접수된 이의신청에 대해 재조사·산정하고,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다시 거쳐 오는 3월 20일 최종 공시하게 된다. 국토부는 앞선 소유자 의견 제출 기간 동안 제출된 의견 수는 1154건으로 작년보다 27.8%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관련 법률에 따라 조세, 개발부담금, 복지 등 60여개의 다양한 행정목적에 활용된다. 올해 같은 공시가격 상승과 현실화율 증가 추세라면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는 올해 주로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단독주택의 시세 반영률을 높여 중저가 주택보다는 시세 15억 이상 초고가 주택 위주로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쪽으로 과세 방향을 결정했다"며 "서울 등 전국 평균보다 공시가격이 높게 상승한 지역의 경우 조세 부담이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초고가 주택에 대한 보유세 강화 및 담보대출 불가, 전세대출 여신 강화 정책에 이어 실거주를 병행하도록 하는 양도세 규제까지 겹치면서 고가 주택의 거래와 가격상승은 숨을 고를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당장 급매물 출회로 인한 가격 하락 기대는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가 주택 수요층의 경우 자녀들에게 부담부 증여를 통해 넘기거나,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것 같다"며 "다만 단독주택 수요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많은 매물이 출시될 것 같진 않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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