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밥상머리 정치학] ③'정권 심판이냐, 야당 심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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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0-01-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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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프레임 전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일종의 '틀'인 프레임은 미국의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가 2004년 발간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을 통해 공론화됐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 생각만 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프레임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도권 싸움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20대 총선에서 제3지대가 출현한 배경에는 여야의 프레임 전쟁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부각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인양과 진상규명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서, 이는 박근혜 정부에 큰 짐으로 작용했다.

반면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야당의 발목잡기 논리를 펼치며 야당심판론을 프레임으로 걸었다.

여야가 서로의 심판론에 치중하면서 제3지대인 국민의당 돌풍이라는 결과로 20대 총선은 마무리됐다.

21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의 프레임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점은 20대 국회와 여야가 서로의 입장만 뒤바뀐 것이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인 자유한국당을 견제하기 위해 친일‧적폐‧박근혜 탄핵 등 프레임으로 꾸준히 프레임 전쟁을 진행 중이다. 한국당이 정권붕괴라는 헌정사의 큰 오점을 남겼음에도 반성이 없다는 논리다.

또 민주당은 국민감정에 민감한 일본 과거사 문제와 대일본 수출규제 여파 등 한국당이 일본을 대하는 외교적 자세를 꼬집어 총선의 지지를 호소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검·경 개혁 등 권력집단의 개혁 명분을 앞세우고 이를 적폐 청산과 연결지어 프레임 전쟁을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9일 오전 추석 물가 점검 차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을 방문해 튀김과 전을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지난해 벌어진 갖가지 사건을 종합해 여당을 향해 쓸 수 있는 카드가 조금 더 많은 상황이다.

우선 한국당은 이전 20대 총선의 야당과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권 4년 차 심판론을 들고 나올 작정이다. 정권심판 프레임 속에서 지금까지 벌어졌던 다양한 공정성 문제와 경제문제를 소재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 중 조국 사태는 국민들의 민감도가 높은 교육문제와도 직결돼 설 명절의 민심 향배를 가르는 뇌관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다. 국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대북정책에 관해서도 대대적인 프레임 전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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