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담당 리수용 해임, 주중·유엔 대사 급거 귀국…北, 대미전략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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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01-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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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대미 외교라인 '리수용·리용호' 소환된 듯…인사당담 김평해도 교체

  • 주중 대사·유엔 대사 평양 귀국…명절 앞 대미·외화조달 방안 논의할 듯

북한 외교브레인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이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대미 강경 기조를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이뤄진 인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 무(無)진전에 대한 문책성보다는 세대교체 차원의 인사라는 관측이다.

18일 조선중앙통신은 사망한 ‘항일빨치산 1세’ 황순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른다며 당정군 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북한은 주요 행사나 명단을 소개할 때 주로 권력 서열 순으로 호명한다. 이로 인해 황순희 장의 명단은 지난해 12월 말에 열린 조선노동당 제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의 인사 결과를 더 자세히 분석할 수 있게 한다.

당 부위원장 중 장의명단에서 빠진 인사는 리 위원장과 박광호(당 선전선동부 부장), 김평해(간부부장), 안정수(경공업부 부장), 태종수(군수공업부 부장) 등 5명이다. 12명의 당 부위원장 중 거의 절반이 교체됐다. 
 

방북 중인 장 카를로 엘리아 발로리 이탈리아국제그룹 이사장이 지난해 5월 1일 리수용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과 면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교체된 인사 중에서도 리 부위원장의 교체가 눈에 띈다. 리 부위원장의 자리에는 러시아 대사였던 김형준이 대신 앉은 것으로 보인다. 리 부위원장과 함께 대미 외교라인이었던 리용호 외무상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 리 부위원장이 정치국 위원으로 권력 서열 7~8위였던 것과 달리 김영준은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고, 서열도 18위다. 이를 근거로 리 부위원장의 교체가 문책성이 아닌 80세라는 고령에 따른 세대교체성 인사라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 외무상의 교체를 두고 대화의 여지를 열어둔 채 미국에 대한 압박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북한의 대미 전략이 일정부분 반영된 인사로도 보고 있다. 

리일환이 박광호 자리에, 리병철은 태종수의 후임으로 오른 듯하다. 하지만 경제관료 등 행정간부 인사담당인 김평해와 안정수의 후임을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평해 후임으로 주목되는 인물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당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한 김덕훈이다. 김덕훈은 대안전기공장 지배인, 자강도 인민위원장, 내각 부총리 등 오랫동안 중공업 분야에서 일해 혼 경제관료로 이번 장의명단에서 8번째로 호명됐다.

북한이 대북제재 장기화를 자력갱생으로 정면돌파한다고 선언한 것에 따라 경제부문 간부 발탁을 위해 중용된 것이 아니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역대 노동당 간부부(행정부문 인사담당 부서) 겸 당 부위원장 중 전문 경제관료가 없었고, 당 관료 출신이었다는 관점에서 김덕훈의 담당 업무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기념촬영하는 참석자들. [사진=연합뉴스]


한편 중국 주재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가 급히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확인돼 북한의 북·미 전략 논의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와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고려항공 항공기를 타고 평양으로 향했다.

공항에는 북한 외교관 10여 명과 가족, 수행원 등이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조병철 주앙골라 북한대사와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도 베이징 공항에서 목격됐다.

민족 명절 설을 앞두고 북한에서 조만간 공관장 회의가 열릴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설 연휴를 앞두고 대미 전략과 더불어 부족한 외화 조달 방안을 논의하는 공관장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중 북한 대사와 유엔 주재 대사가 귀국하는 만큼 북미 비핵화 협상 등 대미 전략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의 대북 제재 강화로 북한의 외화난이 심각해진 것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18일 오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북한으로 귀국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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