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엉뚱한 곳에서 답찾는 LCC... 문제는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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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20-0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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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오랜만에 탄 버스에서 두 여성 승객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2월 말에 해외여행을 가는지 항공권 예매를 놓고 한창 얘기 중이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한한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을 타자, 어차피 제주항공 등과 차이도 없다”라는 말이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국내 6곳의 저비용항공사(LCC)들은 2000년대 초부터 잇달아 문을 열었다. 올해만 해도 새로운 3곳이 추가된다. 언제나 따라다니는 저비용항공사라는 이름처럼 항공권의 가격을 낮춰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한다는 명분으로 항공업계에 진입했다.

하지만 두 승객의 말처럼 LCC의 가격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크게 싸지 않다. 가끔 이벤트처럼 저렴한 항공권을 풀기도 하나 이조차도 극히 제한된 좌석으로 오히려 소비자에게 욕을 먹기 일쑤다. 명절 등 성수기 때는 바가지라고 할 만큼 비싸게 내놓는 것도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그런 LCC들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손실 3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는 국제선 공급이 20% 이상 감소하면서 영업손실 230억원이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역시 320억원 적자가 예측된다. 올해 제주항공에 매각되는 이스타항공은 2018년 자본잠식률 47.9% 수준에서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자본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발 악재로 인해 지난해 대부분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출현하고, 힘을 못 썼던 아시아나항공도 새로운 주인을 찾아 재정비를 하고 있다.

이 와중에 LCC들은 대안이라며 동남아 노선을 늘렸다가 올해는 중장거리 노선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티웨이항공은 연내 새로운 기종의 중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상반기 중으로 새로 취항할 중장거리 노선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거리 노선으로는 호주, 중앙아시아, 하와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에어서울도 국제선 단거리 노선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베트남 하노이, 나트랑 등 중거리 운항을 확대하고 있다. 에어부산도 2021년까지 A321네오 LR를 8대 도입해 중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주항공도 직접적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진 않지만 지난해부터 젯스타항공과의 공동운항을 통해 기존의 사업모델을 유지하면서도 중장거리 노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중장거리에 중점을 둔 신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운항을 시작한다. 이 회사는 올해 취항지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FSC와 큰 차별점이 없는데다가 오히려 비용만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견해다. 중형 항공기 도입과 조종사, 정비사 인건비, 연료비 등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수두룩하다. 또한 단거리 노선보다 수익성이 크지 않아 오래 유지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LCC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향후 중국 등 주변국 LCC와도 경쟁해야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열세다. 지금이라도 자신들을 되돌아보고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정책을 가지고 나와야 한다. 그게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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