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바오 전쟁’에 수천억 쏟아붓는 중국 IT공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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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1-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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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두·틱톡·알리바바 등 훙바오 이벤트 속속 시작

  • 콰이서우 춘완 파트너로…10억 위안 훙바오 뿌린다

중국 IT공룡들이 다가오는 춘제(春節·중국 설)를 앞두고 수천억 상당의 이벤트를 열기 시작했다. 해마다 찾아오는 중국 ‘훙바오(紅包)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훙바오는 중국어로 빨간봉투라는 뜻으로 세뱃돈을 의미한다. 춘제 때 붉은색 봉투에 세뱃돈을 담아 주는 중국 전통에서 비롯됐다.

중국 IT 회사들의 훙바오 전쟁은 지난 2014년 텐센트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통해 세뱃돈을 송금하는 훙바오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부터 수 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들이 마케팅 차원에서 공짜로 뿌리는 돈을 모두 훙바오라 부르는데, 올해도 다수 기업들이 ‘억’ 소리나는 규모의 이벤트 마련해 막대한 홍보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바이트댄스의 쇼트 클립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은 지난 14일 20억 위안(약 3368억원) 규모의 훙바오 이벤트를 시작했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바이두도 다음날 5억 위안 규모의 훙바오 이벤트를 열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비바바도 자사의 전자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몰을 통해 5억 위안 상당의 이벤트를 벌였다. 올해는 특별히 훙바오를 직접 증정하는 게 아닌, 타오바오몰 이용자들의 장바구니 속 제품을 대신 구매해 주는 형태라고 SCMP는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춘제 기간 중 20억 위안에 달하는 추가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사실 올해 훙바오 전쟁에서 가장 먼저 승기를 잡은 건 틱톡의 라이벌 콰이서우다. 2020년 중국중앙(CC)TV의 춘완(春晩) 프로그램 공식 파트너로 콰이서우가 선정되면서다. 춘완은 1983년 첫 방송한 이후 매년 춘제 때마다 엄청난 시청률을 자랑하는 국민 프로그램으로 ‘중국의 슈퍼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가 관람한 TV프로그램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니, 춘완으로 창출되는 광고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콰이서우는 춘완 프로그램을 통해 약 10억 위안의 디지털 훙바오를 시청자들에게 뿌릴 예정이다. 춘완 방송을 시청하는 동안 콰이서우 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 인증을 하면 훙바오를 증정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고 있는 훙바오 전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단 기간 안에 사용자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 시장조사업체 쑤투리서치의 장딩링 애널리스트는 “춘제 기간 펼쳐지는 이벤트로 짧은 시간 안에 사용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는 있지만, 각 기업들은 이 사용자들을 유지시킬 전략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인민망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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