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中전기차 '학살'에 맞설 비야디의 무기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1-14 14: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신기술로 만든 차세대 배터리···성능 50%↑ 비용 30%↓

  • 32년 경력 '자동차베테랑' GM사장 출신 영입

  • "中전기차 학살 시작됐다" 테슬라 공격적 행보 '촉각'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중국 전기자동차 '학살'에 맞서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比亞迪 BYD)도 만반의 대비를 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인 고위 임원을 영입하는가 하면, 성능을 대폭 높인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신기술도 발표했다.

◆ 신기술로 만든 차세대 배터리···성능 50%↑ 비용 30%↓

왕촨푸(王傳福) 비야디 회장은 최근 ‘전기차 100인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야디가 새로 개발한 차세대 인산철 리튬전지 ‘다오폔(刀片, 칼날) 배터리'가 올해 첫 양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다오폔 배터리는 배터리 셀을 여러 개 가로로 길게 나열해 배터리 팩에 삽입한 것으로, 촘촘히 나열된 배터리 셀이 마치 칼날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에너지 저장밀도(체적당 에너지 밀도)를 기존 배터리보다 50% 높였다. 더 작은 몸집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발생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더 안전하고 수명도 더 길다는 게 비야디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배터리 제조비용도 20~30% 낮췄다. 중국 중신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비야디 전체 배터리 출하량이 15GWh로 가정했을 때, 전체 배터리를 다오폔 배터리로 100% 전환하면 비용이 25억5000만 위안(약 4280억원) 절감된다고 추산했다. 전환비율이 50%, 25%에 달할 경우 비용도 각각 12억8000만 위안, 6억4000만 위안씩 절감된다. 비야디 전기차가 중국 시장에서 더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의미다.

다오폔 배터리는 오는 6월 정식 출시될 최신 '성능형' 세단 '한(漢)' 모델에 탑재된다. 다오폔 배터리를 탑재한 ‘한’ 모델은 한 번 충전 시 최대 600㎞ 달릴 수 있다.  ​중국 현지 경제지 21세기경제보는 '한' 모델이 비야디가 올해 테슬라 모델3에 맞서 내놓는 '대항마'라고 소개했다. 
 

[사진=비야디]


◆ 32년 경력 '자동차베테랑' GM사장 출신 영입

비야디는 외부 인사도 영입하고 있다. 지난 13일 케빈 웨일 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법인 사장을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다.

케빈 고문은 앞으로 비야디 그룹의 자동차 사업 발전 및 운영전략, 영업 마케팅, 브랜드 구축, 영업서비스 등 방면에서 자문 역할을 담당한다. 과거 GM에서만 32년간 근무하며 자동차 업계에 뼈대가 굵은 베테랑인 케빈 고문은 지난 2005~2012년 GM 중국법인 사장도 맡았다.

케빈 고문은 취임 일성에서 “전기화와 기타 신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가 미래 성장 중점이 될 것”이라며 “비야디는 전기화와 고객 중심의 기술 영역에서 항상 선구자이자 혁신자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 경험을 바탕으로 비야디의 혁신 능력을 지원하고 신 에너지차 방면에서 선두적 지위를 강화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 "中전기차 학살 시작됐다" 테슬라 공격적 행보 '촉각'

비야디가 새해벽두부터 '심기일전'에 나선 건 테슬라의 공격적인 중국시장 행보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에 외자기업으로는 처음 100% 단독 출자해 공장을 세운 테슬라는 약 1년 만인 지난 7일부터 중국산 '모델3' 정식 인도를 시작했다. 

중국산 모델3 가격은 중국 정부의 자동차 취득세 면제, 보조금 혜택에 힘입어 면제 기존에 발표된 것보다 낮아진 29만9000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00만원에 불과하다.

중국 상하이 테슬라 매장은 차량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중국 현지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를 두고 중국 21세기보는 "테슬라가 중국 전기자동차 학살'을 시작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1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고공행진하며 사상 첫 500달러(약 57만원)도 돌파했다.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25% 넘게 오른 것이다. 

다만 테슬라의 중국내 공격적 행보에 비야디 측은 "우리 제품은 테슬라와 다르다. 차별화한 경쟁력이 있다"며 "테슬라가 우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굴기를 선도하고 있는 비야디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한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경기둔화와 보조금 삭감 여파를 비껴가진 못했다.  지난해 비야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46만1300대로, 전년 대비 11% 넘게 하락했다.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판매량도 7.39% 하락한 22만950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 신에너지차 브랜드 판매량 1위는 지켰다.

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 말까지 보조금을 완전 철폐하기로 했던 정책 방향을 수정해 보조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비야디에 대한 전망도 밝아 보인다. 13일 선전거래소에서 비야디 주가는 일일 상한가인 10%까지 치솟았다. 

 

비야디[사진=아주경제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