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탈' 화산 폭발에도 일부 주민들 마을로 돌아가···"가축 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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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1-1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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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산 경보 3→4단계 격상···화산재로 최소 240편 지연

  • 마닐라 국제 공항 일부재개···정상화까지는 시간 걸릴듯

필리핀 수도 마닐라 인근의 유명 관광지 '탈(Taal)' 화산이 폭발하면서 1만여명의 주민과 관광객들이 대피하고, 마닐라 국제공항이 폐쇄됐다. 당국이 인근 주민에게 총대피령을 내렸지만 일부 주민들이 가축 등을 돌보기 위해 마을로 돌아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PHIVOLCS)에 따르면 필리핀 수도 마닐라로부터 남쪽으로 약 65㎞ 떨어진 탈 화산에선 12일(현지시간) 오전 3시35분과 10시43분 2차례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같은날 오후 1시30분쯤부터 주분화구 등 5곳에서 분화가 시작됐다. 이어 이날 저녁 7시30분쯤 화구에서 화산재가 뿜어져 나오면서 생성된 분연의 높이가 무려 15㎞에 이르렀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이날 탈 화산 분화와 함께 화산 경보 수준을 종전 3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했다. 특히 인근 지역의 전력이 차단되고, 밤새 비가 내리면서 재가 진흙으로 변해 창문, 지붕 등에 달라붙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돼지와 소떼 등을 구하려고 마을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윌슨 마라리트(Wilson Maralit) 발레테 타운 시장은 "경고를 무시하고 돌아가는 주민들을 통제할 수 있도록 정부에 더 많은 병사를 요청했다"며 "주민들이 가축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필리핀 탈(Taal) 화산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화산뢰(火山雷)가 12일 이곳에 인접한 카비테주 타가이타이시에서 목격됐다. 화산재 등이 격렬하게 공중으로 솟아오르면서 마찰해 생기는 불꽃 방전 현상을 말한다. [사진=타가이타이 로이터=연합뉴스]

탈 화산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재가 마닐라 북쪽 지역으로까지 퍼지면서 마닐라 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다수가 결항돼 관광객 등 6만여명의 발이 묶였고, 마닐라 시내 모든 관공서와 학교도 문을 닫았다.

마닐라 국제공항은 최소 240편이 지연 또는 결항됐지만, 13일부터는 일부 재개됐다. 하지만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긴급성명을 내고 마닐라와 수도권 모든 학교와 관공서에 각각 휴교령과 휴무령을 내렸으며 민간 기업에도 휴업을 권고했다. 마닐라 증권거래소 역시 13일 거래 중단을 발표했다.

탈 화산은 과거 500년 동안 30회 이상 분화했으며 최근은 1977년에 분화했고 1911년의 폭발에서는 1500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했다.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운항 일정 안내판에 마닐라행 항공편 결항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필리핀 탈(Taal) 화산의 폭발로 이날 마닐라를 오가는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사진=연합뉴스 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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