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문화예술인 만나 "'블랙리스트 사태' 다신 없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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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0-01-08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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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대통령, 8일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음악회' 참석

  • "韓, 경제는 물론 문화예술·민주주의·시민의식도 자랑스러워"

  • "극우주의·포퓰리즘 속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 다시 일으켜"

  • 봉준호 '기생충' 골든글로브 수상에 "韓 영화 저력 보인 쾌거"

"다시는 그런 일(블랙리스트 사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생활 안정과 창작을 지원하고 복지 수준도 최대한 보장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2020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및 신년음악회'에 참석, 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점심을 함께했는데 블랙리스트 사태 때문에 우리 문화예술의 자유에 대해 고통을 준 점에 대해 정말 죄송스러울 뿐 아니라 그 일 때문에 문체부 내부도 굉장히 많이 침체됐는데 이제는 많이 벗어났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회에 문화예술인들의 고용보험제를 법제화하는 법도 발의돼 있다. 문화예술인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법안들도 계류 중"이라면서 "문화예술인들이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더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상 최초로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것을 언급,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서 한국 영화 100년의 저력을 보여주는 쾌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세안 정상들을 만나면 가장 주된 환담 소재가 우리 드라마"라며 "정말 아세안 국가들은 우리 한국 드라마 정말 좋아한다. 태국 총리는 하루 업무를 마치고 관저로 퇴근하면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 "우리 케이팝과 방탄소년단을 비롯해서 대단하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제가 사우디를 방문할 때 꼭 방탄소년단을 데리고 와달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방문이 늦어지니까 지난해에 그냥 방탄소년단을 따로 불러서 단독 공연을 하게 했다. 아주 폐쇄적인 사회인데 그만큼 우리 한국의 케이팝들이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8년 아셈(ASEM·아시아유럽회의)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에 갔을 때 호스트에 해당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임동혁 피아니스트의 쇼팽 연주를 듣고 '세계에서 쇼팽을 가장 잘 연주하는 연주가를 초대한 것'이라고도 했다"고 회상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몇 분야만 말씀드렸지만 우리 문화·예술은 정말 우리 대한민국을 빛내주고 대한민국을 아주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주고 있다. 덕분에 저도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 정상들을 만날 때면 어깨가 으쓱해진다"며 "이렇게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운 나라로 만들어주신 우리 문화예술인 여러분께 정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동시에 "저는 이런 이야기를 문화예술인들이 아닌 다른 분들에게도 많이 하는데 우리가 우리의 수준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면서 "아직도 많은 분들이 고정관념처럼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아주 성장했지만 문화, 민주주의, 시민의식 같은 것은 아직 멀었다', '우리의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11위인데, 경제적으로는 크게 선진국이 됐지만 나머지 분야는 아직도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짚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의 인사말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우선 우리 문화예술은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전 세계가 찬탄할 정도로 아주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주의나 시민의식 면에서도 지금 전 세계가 극우주의나 포퓰리즘의 부상 때문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촛불혁명이라는 문화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전 세계가 경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과 민주주의, 또 시민의식에 있어서도 아주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함께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문화예술인 격려를 통해 문화예술 진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조정래 작가와 안숙선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명창),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설치미술가 이주요, 도예가 김시영, 건축가 한양규, 만화가 이수인, 청각장애 발레리나 고아라, 국악인 송소희 등 문화예술인 8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사회는 국악인 남상일씨가 맡았다.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손숙 예술의 정당 이사장은 "(케이팝, 드라마 등이) 세계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정말 자랑스러운데 상대적으로 그 이면에는 힘든 곳이 굉장히 많다. 그늘도 많다"며 "대통령이 좀 더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고 새해인사를 전했다.

이어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입상한 김동현 바이올리니스트와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대표로 청중들에게 새해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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