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강남권 급매 속출?..."실거래가 안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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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김재환 기자
입력 2020-01-0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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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책후 아리팍 전용 164.39㎡ 8층 43.8억에 거래...오히려 올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사진 = 김재환 기자]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조용해요. 매도인과 매수인이 평행선을 달리네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중원 부동산' 대표)

12.16 부동산 대책 이후 연일 주요 언론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가 속출하고 가격 하락이 감지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아주경제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중심으로 재건축·신축 시장을 점검한 결과, 아직은 매도·매수인 모두 '시름만 깊을 뿐'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강남구 은마 △강남구 개포주공 △강남구 개포래미안대치팰리스 △서초구 반포주공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 △송파구 잠실주공5 △송파구 엘스 △송파구 리센츠 등 강남3구 주요 단지의 실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12.16 대책 이후 실거래된 단지는 아크로리버파크 1건, 리센츠 1건, 총 2건이 전부였다. 이들마저도 대책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지 않았다.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주인들이 양도세 중과 적용 배제 등 혜택을 받기까지 몇 달가량 여유가 있는 만큼 급하게 움직일 단계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더구나 양도세 중과 적용을 피한다 해도 양도세 자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섣불리 매도에 나설 단계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매수인 입장에서도 지금은 쉽게 움직일 단계가 아니다.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원천 차단된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라 보유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돼, 현금부자라 하더라도 시장 진입이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강남구 은마 인근 명성 공인 관계자는 "12.16 대책 발표 이후 전혀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 매수도 붙지 않고 물건도 나오지 않는다"며 "기존 매물의 호가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서 하락장이란 얘기가 계속 나오니 '가격 좀 떨어졌느냐'고 묻는 전화는 계속 온다"고 덧붙였다.

서초구 반포주공 인근 중앙 공인 관계자는 "구반포는 매매가격이 전부 15억원을 넘어 대출이 아예 안 된다. 문의는 간혹 있지만 거래는 거의 끊겼다"며 "부자들이라고 대출 규제를 신경 안 쓰는 건 아니다. 대부분 12억~13억원씩은 기본으로 깔고 많게는 20억~25억원까지도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호가는 기존에서 3억원 정도 빠졌지만, 내린 가격에 실거래된 건은 0건"이라며 "여기는 원래 매물이 많은 동네가 아닌데 조금 늘었다. 한두 개도 없다가 네다섯 개는 나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인근 우진 공인 관계자는 "개포지역은 매물이 특별히 늘지 않았고 호가에도 큰 변화가 없다"며 "12.16 대책 이후 거래된 물건도 없고 지금은 관망세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집주인들은 아직 양도세 혜택 기간이 남아 있어서 당장 처분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며 "또 세금이 아예 면제되는 게 아니라 어쨌든 세금을 몇 억원씩 내긴 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정을 못하는 것도 있다"고 말을 이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사진 = 윤지은 기자]

신축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고려공인 관계자는 "급매는 10월~11월에 꽤 있다가 11월 이후 다 정리가 됐다"며 "비싸서 안 팔리는 물건 빼면 물건도 없고 거래도 없던 상황이었는데 12.16 대책이 쐐기를 박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책 이후 대출 규제 등 때문에 문의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싼 것 좀 나왔냐'고 묻는 전화는 오지만, 대책의 영향으로 싸게 나온 물건은 없다"고 첨언했다.

실제로 실거래가 정보 시스템 '아파트119'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전용 164.39㎡ 8층짜리 매물이 지난달 25일 43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면적의 15층짜리 물건이 지난해 11월 11일 43억원에 팔렸던 걸 감안하면, 대책이 나오고 오히려 실거래가는 다소 오른 셈이다.

송파구 엘스 인근 K공인 대표는 "급매라고 나오는 것은 없고 시세에 맞게 (물건이) 나오고 있다"며 "매수 대기자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 중층 이상 18억원대 매물이 나오면 사겠다고 하는데 그런 매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엘스는 현재 최저 18억4000만원에서 최대 22억5000만원까지 매물 호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긴장상태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은마 인근 명지 공인 관계자는 "6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 적용이 배제되고, 내년 1월 1일부턴 장특공제 요건에 10년 거주가 추가되는 만큼 팔아야 할 사람은 무조건 6월 안, 늦어도 올 연말 안에는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한제도 4월 말까지 유예 기간이 남아 있지 않나"라며 "그때가 지나면 집주인들도 눈을 낮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보유세 때문에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는 2022년에는 100%까지 오른다지 않나"며 "보유세 부담은 매수자들에게도 똑같이 온다. 세금 때문에 남겨먹을 것이 없는데 어떤 멍청이가 집을 사려 하겠나. 15억원 넘는 집 주택담보대출이 안 나온다는 점도 이 같은 심리를 부채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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