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기술기업’ 선언한 넷마블의 첫 번째 도전

정명섭 기자입력 : 2019-12-30 00:15
IT과학부 정명섭 기자
넷플릭스(영화·드라마 스트리밍 서비스)와 리디셀렉트(전자책 월정액 서비스), 플로(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현재 기자가 구독하고 있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다. 수년 전만 해도 구독이라곤 일간신문과 경제신문 정도였는데, 어느새 다달이 내는 비용이 늘었다. 음악 감상 앱은 유료 가입자가 된 지 5년 이상 됐지만 넷플릭스와 전자책 구독은 비교적 최근에 추가됐다. 이는 기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기기에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최소 1~2개의 디지털 콘텐츠를 구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야흐로 구독경제의 시대란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구독경제란 정기적으로 비용을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일정 기간 이용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구독은 매일 아침 신문을 배달받는 것과 같이 기존에 있었던 산업이었으나, IT 기술의 발달로 콘텐츠가 디지털화되면서 모바일 기기를 통한 구독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LTE와 5세대 이동통신(5G)과 같은 통신 기술의 발달은 동영상뿐만 아니라 게임 등 기존에 구독할 수 없던 것을 구독하는 시대가 왔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2015년 470조원이던 글로벌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내년에 594조원까지 늘어날 정도로 시장 전망도 밝다.

최근 게임업계에 의외의 인수합병(M&A)이 있었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를 1조7400억원에 인수했다는 소식이다. 게임회사와 가전제품 렌털 기업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다만 넷마블이 올해 초 게임회사를 넘어 ‘기술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을 떠올리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조금은 예상해볼 수 있다.

넷마블 측은 이번 인수에 대해 “게임사업에서 확보한 IT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홈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19’의 핵심 키워드였다. 당시 TV와 냉장고, 정수기 등 일반적인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스마트 온도조절장치, 보안 카메라, 와이파이로 연결된 조명들이 대거 전시됐다.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기기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로 제어,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스마트홈 제품의 매출이 2017년 약 33억52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약 69억1200만 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구글과 아마존 같은 미국의 IT 공룡들은 이미 스마트홈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사의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의 영토 전쟁이 매우 치열하다.

구글은 CES 2019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난해 기준 1600개 이상의 유명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1만개 이상의 스마트홈 장치와 호환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6년 대비 호환되는 장치 수가 600%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구글은 2014년 스마트 기기 전문업체 ‘네스트랩’을 3조4000억원에 인수, 스마트홈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쳐왔다.

아마존 또한 같은 기간 아수스의 스마트스피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스마트조명, 고미아의 멀티쿠커(Multicooker), 클립쉬의 사운드 바, 뷰직스의 스마트안경에 알렉사가 처음으로 탑재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맞불을 놓았다. 당시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에 판매할 세탁기 등에도 알렉사가 탑재될 것이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내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같은 IT 기업도 각자의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스피커를 내놓았다. 이 같은 국내외 IT 트렌드를 보면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자체는 옳은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남은 건 넷마블식(式) 스마트홈 구독경제를 보여주는 것이다. 넷마블은 올해 초 ‘넷마블 3.0’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의 정체성과 체질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탈(脫)통신’을 외치고, 포털 네이버가 기술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다. 코웨이 인수는 넷마블 3.0의 시작이다. 넷마블이 끊은 스타트가 수년 뒤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벌써 궁금하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사진=넷마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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