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6개월...구의원 선거 후 첫 대규모 시위 평화적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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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2-0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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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인권의 날' 기념 대규모 시위...80만명 다시 거리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 시작된 홍콩 주말 시위가 9일로 만 6개월을 맞는 가운데 8일 경찰과의 큰 충돌 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시위가 '비폭력'으로 끝나면서 홍콩 시위가 큰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도심에서 '세계 인권의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홍콩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 주최로 이날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80만명, 경찰 추산 18만3000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했다. 이는 홍콩 구의회 선거 후 최대 규모다.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6월 9일 100만명의 홍콩 시민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달 16일 200만명이 참여한 시위 등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단체이다.

SCMP는 "시위대들은 빅토리아 공원에서의 시위 이후 홍콩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홍콩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경찰본부가 있는 완차이 등을 지나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행진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1일 시위 이후 홍콩 경찰은 폭력 사태가 우려된다면서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대규모 행진을 불허했지만 이날 시위와 행진은 4개월여 만에 허가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전체 452석 중 400석 가까이 확보, 압승을 거둔 후 달라진 정치 지형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홍콩 경찰은 주최 측에 평화시위를 요구하면서 엄격한 조건을 붙였다. 행진은 주최 측이 시작 시각과 경로에 대한 경찰 지침을 지켜야 하며, 경찰은 공공질서 위협이 있으면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8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세계 인권의 날 집회에 참가한 홍콩 시민들이 홍콩 도심 센트럴을 향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경찰은 이번 시위를 밤 10시까지는 끝내야 하고, 참가자들이 누구도 위협해서는 안 되며, 홍콩 깃발이나 중국 오성홍기를 모욕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시위 주최측은 200명의 진행요원을 동원, 경찰이 요구한 행진 시작 시각과 경로, 마감 시간 등을 최대한 지키는 데 힘썼다. 그 결과 대부분의 시위대는 경찰이 요구한 행진 마감 시간인 밤 10시 이전에 마무리 짓는 등 이날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들은 은행을 공격하고 센트럴에 위치한 홍콩 최고 법원인 고등법원 입구에 화염병을 던지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였다. 

홍콩 법무부는 즉각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냈으며,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 대표도 "우리가 지켜야 할 기관을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이를 비판했다.

이날 시위가 평화롭게 마무리되면서 첨예한 갈등으로 치달았던 홍콩 시위 정국이 다소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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