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장인' 최민식·한석규, '천문'으로 20년 만에 조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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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9-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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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의 연기를 보며 감독의 본분을 잊고 취한 적이 많았어요. 워낙 호흡이 좋아서 푹 빠져서 모니터를 봤죠."

조선의 두 '천재' 세종대왕과 장영실을 그리기 위해 '연기 장인' 최민식·한석규가 뭉쳤다. 촬영 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 두 사람의 완벽 연기 호흡. 영화 '쉬리' 이후 20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영화 '천문'에 어떻게 녹아들었을지 기대가 높아져만 간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영화 '천문' 최민식(왼쪽), 한석규 [사진=연합뉴스 제공]


영화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조선의 두 천재,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관계를 심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생사는 물론, 발명품 제작 자료에 대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의문을 남기고 사라진 이유를 실제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팩션 사극'으로 풀어낸다고.

허진호 감독은 "세종은 한글창제라는 큰 업적을 남기기도 했지만, 장영실과 함께 천문사업을 만든 분이다. 당시 천문사업은 역법이라고도 하는데, 중국의 천자만이 다룰 수 있는 학문이라, 신하가 접근하면 역모죄로 처벌을 받았다. 그런 사업을 벌이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다. 그걸 두 천재가 만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별자리로 위도와 경도를 재서 우리 시간의 기준이 언제인가, 중국 남경이라는 기준시보다 얼마나 빠른가'를 측정했고 이는 백성들의 농업에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다. 그 사업을 진행하면서 놀라운 업적들을 쌓았다"며 "그리고 그런 대단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마지막은 문헌에 남을 수 없었던 장영실의 엔딩을 그들의 업적을 통해 다시 들여다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배우 최민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극 중 최민식은 조선 최고의 천재 과학자 장영실을, 한석규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이후 8년 만에 다시금 세종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특히 두 사람은 영화 '쉬리'(1998) 이후 20년 만에 재회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민식은 "엊그제 본 것 같다. 만나자마자 과거로 돌아갔다. '쉬리' 전 동국대학교 재학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우리끼리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한 눈 안 팔고 어기적어기적 뒹굴다 보니 이렇게 나이 먹어서 한 작품에서 만나는구나!' 하고. 짠하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 작업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일이 행복하게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석규는 "이번 작품은 든든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앞서 제작보고회 등을 하면 긴장도 되고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게 없다. 20세 전후 만나 같은 연기관을 가지고 일하면서 언젠가 한 작품으로 만나기를 기대했다. 바람이 있다면 또 빠른 시간 내 같은 작품에서 뵙고 싶은 마음"이라고 거들었다.

'천문'의 주요 소재는 안여사건이다. 최민식은 "안여사건 자체는 역사적 팩트"라며 "우리는 팩트를 근거로 해서 이러이러한 가정하에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영화를 안 보셔서 잘 모르겠지만 실제 발생한 사건을 토대로 장영실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려냈다. 왜 문헌에 기록이 안 남게 됐고, 어디로 가 어떻게 죽었는지. 그 근거를 우리는 안여사건을 통해 창작해 본 것이다. 근데 그것을 역사적 사실인 양 받아들여 주시면 곤란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또 최민식과 한석규는 '천문'을 통해 '자신'이라는 큰 산을 넘을 예정. 앞서 두 사람은 각각 '명량' 이순신, '뿌리깊은 나무' 세종을 연기해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최민식은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 대중과 언론은 나의 새로운 면을 보고 싶어 한다. 부담도 되고 생각도 많아진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선 안 된다. '달라져야 한다'라는 생각보다 그 인물의 행위나 언어를 고민하고 표현하는 게 맞다. 나의 표현이 최선일까? 깊이 들어가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전작과 달라지지 않을까"라며 인물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며 속내를 보였다.

배우 한석규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석규는 "정말 저와 비슷하다"면서 "결국 저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고 싶다. 부자연스럽다는 건 결국 인공다운 일이다.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것도 이상하게 흘러갈 수 있다"라고 거들었다.

또 그는 '뿌리깊은 나무' 세종과 또 다른 '천문' 세종을 예고했다.

이어 "세종을 또 한 번 연기하게 됐다. 같은 캐릭터를 또 연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당연히 의미 있다. 세종과 장영실은 파트너, 동반자, 천재라고 소개된다. 그들은 분명 천재가 맞다. 그래서 '천재가 뭔가' 생각해 봤을 때 나는 엉뚱할 정도로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천재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도(세종)와 장영실은 엄청난 상상력의 소유자였던 것 같다. 이도 입장에서는 나 아닌, 나와 같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기쁨이 어땠을까 싶더라. 그 과정에서 나는 형님과 나의 관계로 많이 생각해 봤다. 내가 형님을 만났을 때, 쭉 시간을 이어왔을 때, 같은 고민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그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더라. 물론 평소 그런 대화를 진중하게 하지는 않는다. 영원한 파트너와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동'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과 '믿고 보는 배우' 최민식, 한석규가 뭉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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