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에 부는 칼바람…디스플레이 이어 이노텍도 희망퇴직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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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1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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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이노텍, 지난달부터 파주 사업장서 50% 감축 목표로 구조조정

  • 11년째 적자에 허덕…전장용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재편

  • '구광모 체제' 3년차 앞둔 LG, 정기 인사서 인적쇄신 단행할지 관심

LG그룹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LG이노텍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11년째 적자를 기록 중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재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달부터 경기 파주 LED 사업장에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생산직, 기술직, 엔지니어 등 현장직 전원을 대상으로 전체 인력 중 50% 이상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퇴사한 인원도 3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부터는 희망퇴직을 더욱 독려하고 있다. 희망퇴직 실시 초기에는 신청자 대상으로 위로금과 퇴직금, 기본급 30개월치를 지급했다. 최근에는 위로금과 퇴직금은 물론 기본급도 36개월치로 상향했다.

파주 사업장 내 생산라인 가동률 또한 대폭 낮췄다. 현재 전체 설비 중 80%가량이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 2월까지 소규모 물량 외에는 더 이상의 주문을 받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11년째 적자' LED 사업부, 폴란드 이어 파주 공장도 정리 수순

LG이노텍은 2010년 1조원을 투자해 18만2000㎡(5만5000평) 규모의 파주 LED 공장을 완공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액정표시장치(LCD) TV용 LED 백라이트 유닛(BLU)과 일반조명용 광원을 중심으로 LED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지만 LG이노텍은 LED 사업에서 11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는 중이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인한 제품 단가 하락과 공급 과잉 때문이다. LED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LCD TV 시장의 수요가 정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이노텍 LED 사업부는 지난해 3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기준으로 LG이노텍의 LED 시장 점유율은 2.3%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는 집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파주 사업장의 근무 인력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2011년 2000여명에 달했던 근무 인력은 지난해 650여명까지 줄어들었다.

이번 희망퇴직을 두고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이 파주 사업장을 폐쇄하는 수순이라고 평가했다. LG이노텍은 파주 외에 중국 후이저우(惠州)시와 폴란드에서도 각각 LED 사업장을 운영했지만 올해 초 폴란드에서 철수했다. 파주 사업장까지 문을 닫으면 후이저우 공장만 남게 된다.

이에 대해 LG이노텍 관계자는 "최근 파주 LED 사업장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맞다"면서도 "감축 목표를 따로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 계열사, 고부가 중심 사업구조 재편 박차… 정기 인사 방향에도 주목

다만 LG이노텍이 LED 사업 자체를 접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파주 사업장에서 생산하던 BLU와 일반조명용 광원 등 저수익 제품을 포기하고, 차량조명용 등 고부가 가치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LG이노텍은 지난 9월 차세대 차량용 LED 광원 브랜드 '넥슬라이드 시리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에 이어 LG이노텍에서도 희망퇴직이 잇따르면서,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까지 1조원에 육박하는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 또한 LCD 관련 조직을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자 재계는 오는 28일로 예고된 정기 임원인사에 주목하고 있다. 내년 '구광모 체제' 3년차를 앞두고 LG가 미래 신사업을 어떤 식으로 짜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0대 부회장단의 유임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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