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그물망 확대..."ZTE 이후 3년 만에 中 200개 기업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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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11-1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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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 "美, 중국 기업 규제 강화 효과는 감소"

  •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 유예가 좋은 사례"

2016년 3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중싱통신·中興通訊)에 장비·부품 수출금지령을 내렸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거센 압박에 시달리던 ZTE는 결국 지난해 경영진을 교체하고, 10억 달러(약 1조1690억원)의 벌금과 4억 달러의 보증금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났다. 2017년 납부를 약속한 12억 달러 벌금까지 더하면 총 25억 달러 이상을 내놓은 꼴이었다.

ZTE를 시작으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한 지 3년 반이 흐르는 동안, 미국의 제재 그물망은 더욱 확대됐다. 19일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등 이 그물망에 걸려 있는 기업만 무려 200여 개에 달한다.

다만 그물망에 걸린 기업이 늘었지만, 그물망의 틈은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제재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중국 기업의 요령이 늘었을 뿐 아니라 중국 기업 규제 방식인 이른바 ‘블랙리스트’의 허점이 드러나면서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사진=로이터·연합뉴스]

◆美 '블랙리스트' 기업 범위 넓어져.. 이유도 다양 

NAR은 미국 정부가 최근 3년 6개월 동안 거래제한 명단(블랙리스트)을 늘리며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말 기준 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은 200개에 달한다. 미국 기업이 거래제한 명단에 오른 기업과 거래하려면 미국 정부의 까다로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목할 점은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의 업종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제재 이유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은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지방기관과 기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이 중에는 중국 인공지능(AI)업계의 ‘4대 용(龍)’으로 꼽히는 유망 기업 중 3곳이 포함됐는데 센스타임, 이투, 메그비테크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센스타임은 알리바바가 지원하는 기업이다. AI를 활용해 텍스트와 이미지를 인식하는 기술을 CCTV는 물론 금융서비스, 소매, 소비자 모바일 인터넷 앱 등에 적용하고 있다. 메그비테크의 얼굴인식 서비스인 '페이스++'는 중국 정부의 감시 시스템과 은행·통신업체 인증 분야에서 사용된다. 2012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이투 테크놀로지는 자사 AI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면 중국 국가정보망에 저장된 14억명의 얼굴 사진을 토대로 특정인을 3초 안에 가려낼 수 있다고 자랑한다.

NAR은 미국의 제재 그물망이 확대되면서 많은 중국 기업들이 다음 표적이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타격감' 제로?...中 기업들, 제3국 통해 美 부품 수입 

그러나 미국의 제재 효과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미국 제재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다수 기업들이 거래 중인 미국 기업의 부품을 직수입하지 않고, 제3국을 거쳐 수입하는 방법으로 규제를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리스트 규제 자체도 허술한 점이 많다. 규제로 미국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경우 상무부가 임시 거래 허가증을 발급하거나 규제를 유예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 조치 적용을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미국 상무부의 결정도 여기에 해당된다. 상무부는 지난 5월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렸지만, 미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고려해 거래제한 유예 조치를 90일씩 두 차례 연장했었다. 이번이 세 번째 연장이다.

화웨이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났다는 건 미국의 제재 효과가 미미하다는 방증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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