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2P 중소형사 도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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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19-11-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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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4' 2년만에 2배 성장… 시장 60% 차지

부동산 P2P업계 '빅4'의 시장점유율이 2년 만에 2배 성장하면서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양극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중소형 업체들은 도태될 위기에 몰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테라펀딩·어니스트펀드·피플펀드·투게더펀딩 등 부동산 P2P업계 상위 4개사의 대출잔액은 91억7600만원으로,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46곳 전체(148억3400만원)의 61.9%에 달한다. 이 같은 점유율은 2017년 10월 말(32.2%)보다 2배가량 오른 수치다. 한국P2P금융협회는 부동산부문 대출을 주력으로 삼는 업체들이 모인 조직이다.

빅4 업체의 점유율이 대폭 확대된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선점한 이들 업체가 부동산담보 부문으로 영업전략을 선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초기 영향력을 키운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부실 리스크가 낮은 담보 대출에 집중한 결과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출상품별로 보면 부동산담보 부문에서 빅4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상위 4곳의 부동산담보 대출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0월 13.0%에서 지난달 72.0%로, 2년 만에 6배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부동산PF 대출잔액 비중은 같은 기간 59.2%에서 71.8%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소형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그대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부동산PF 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업체일수록 위기감이 팽배하다. 업계의 PF대출 대부분은 지방에서 집행되는데, 지방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업체는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한 부동산PF대출 전문 P2P업체 관계자는 "PF대출의 경우 실사 등 현장 관리를 위해 전문 인력을 꾸려야 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대출을 크게 늘려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 수요 자체가 없다 보니 답답한 상황"이라며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업력이 짧은 탓에 인수·합병(M&A)을 노리기도 어렵다. 대형업체도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인 데다, 중소형사 중 대형사를 능가할 만한 기술력이나 서비스를 가진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P2P법이 시행되면 본격적인 시장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며 "적지 않은 중소형사들이 문을 닫지 않겠냐"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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