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 인권탄압 관련 내부문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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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19-11-1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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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위구르족 수용소' 中정부 문건 403장 입수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에 2017년 들어선 이른바 '직업훈련소'가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탄압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제 구금시설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중국 정부 내부 문건이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계 인사로부터 위구르족 구금시설과 관련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부 내부 문건 403장을 확보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 24개 문서로 구성된 이 문건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다른 지도자들의 연설과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통제·감시하기 위한 지침과 보고서 등이 담겨있다.

문건에는 중국 정부 지원을 받는 위구르족 유학생이 방학을 맞아 다시 신장으로 돌아와 가족의 행방을 찾을 때를 대비해 질문·답변 형식으로 만든 지침서가 등장한다.

투루판시 공무원이 2017년 작성한 이 문건에는 갑작스레 가족과 친척을 못 보게 된 학생들에게 현재 가족과 친척들이 "이슬람 극단주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하라는 권고가 담겼다.

유학생들의 행동거지와 출석태도 등이 수용소에 있는 친척들의 점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수용소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는 일종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NYT가 '중국 정치조직원'에 의해 유출됐다고 밝힌 이 문서에는 시 주석이 31명이 숨진 2014년 쿤밍(昆明) 무차별 테러 사건 직후 신장을 방문, 관계자들을 향해 내부 연설을 한 과정이 서술돼 있다.

문서에 따르면 시 주석은 기관을 이용한 테러, 침투, 분리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투쟁을 선포하면서 "절대 자비를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관영언론을 통해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시 주석은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와 중독성이 강한 마약에 비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럽고, 외부에서 개입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2016년 8월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당서기로 천취안궈(陳全國)가 임명됐다. 그는 "체포돼야 하는 사람은 모두 체포하라"며 종교적인 급진주의 또는 반정부 주의적 '증상'을 보이는 이들을 구금하라고 명령했다.

유엔의 전문가와 인권운동가들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이 탄압으로 적어도 100만 위구르 족과 이슬람 소수 민족들이 이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서는 다른 나라에서의 테러 공격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철수로 인해 고조된 중국 지도부의 공포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로이터는 풀이했다. 이와 관련, 중국 외무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사진=로이터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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