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들 '고객 수익률 지키기' 올인

서대웅 기자입력 : 2019-11-12 00:05
DLF 사태 후 고객 중심 영업방식 전환
은행들이 고객 손실 최소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불거지면서 은행들이 영업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수령 고객과 손실을 본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하는 등 퇴직연금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은퇴 이후 개인형퇴직연금(IRP)에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 고객에게 운용관리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퇴직연금 누적 수익이 0원 이하인 경우에도 수수료를 떼지 않겠다는 점이 주요 골자다. 또 고객과 직원을 1대1로 연결해 관리하는 '퇴직연금 전담고객 관리제도'를 도입해 상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조직체계 개편을 예고했다.

국민은행의 이번 체계 개편에 따른 수수료 면제 혜택은 모든 퇴직연금 적립금에 적용된다. 적립금 전체에 이 같은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그동안 퇴직연금 수익률이 잇따라 마이너스(-)를 보이자, 주요 은행들은 펀드로 운용되는 퇴직연금에 한해 관련 혜택을 제공해 왔다.

주식·펀드는 물론 원금 손실 우려가 적은 정기예금 상품에도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적용하기로 한 것은 고객 수익률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올 하반기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고객 수익률 제고 방안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판매 늘리기에 급급했던 은행권의 영업 방식은 '고객 수익률 지키기'로 급속하게 바뀌는 중이다.

지난 10일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핵심성과지표(KPI)에 '같이 성장'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단순 상품판매 중심의 기존 성과평가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판매와 사후관리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모든 영업점 평가에 '고객가치성장' 지표를 신설한다. 직원은 상품을 많이 판매하더라도 고객 자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낮은 점수를 받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고객 중심의 KPI 개편에 나선 바 있다.

이처럼 주요 은행들이 영업 패러다임을 '판매'에서 '고객'으로 일제히 전환하고 있는 데는 DLF 사태 영향이 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부 은행이 DLF 판매에 따른 수수료 수익에 집중한 결과, 불완전 판매로 의심되는 사례가 대거 적발되는 등 고객 불신이 은행권 전반에 퍼졌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금리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영업력을 확대했다"며 "DLF 사태 이후 '은행 상품도 못 믿겠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초저금리 시대임에도 은행의 영업 패러다임이 성과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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