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아내 윤정희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같은 질문만 100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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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기자
입력 2019-11-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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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내이자 중견 배우 윤정희의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사진=영화 '시' 스틸컷]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1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윤정희가 10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정희의 활동 당시를 떠올리며 그녀의 증세를 얘기했다.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연주복을 싸서 공연장으로 가고 있는데, (아내가) '왜 가고 있느냐'라고 묻더라. '30분 후에 음악회가 시작한다'고 하면 '알았다'고 답하고, 또 잊어버렸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100번은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도 처음엔 아내의 증상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딸을 막내 동생과 분간하지 못했다"며 "처음에는 나도 힘들었다"고 당시 심경을 고백했다.

그러나 점차 악화되는 아내를 보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백건우 피아니스트는 "마지막 작품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역을 맡았다. 긴 대사를 써놓고 읽으면서 연습하곤 했다. 그 뒤로도 영화를 더 하고 싶었지만, 상을 받으러 올라가기도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며 "이후 둘이서 연주 여행을 다니면서 지냈다. 지금은 딸이 있는 파리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정희는 지난 1960년대 영화계를 이끌던 톱 여배우다. 출연한 작품만 320편에 달한다.

가장 최근 찍은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윤정희는 극 중 치매를 앓고 있는 60대 중반의 양미자 역할을 맡았다. 깊이 있는 연기를 펼친 윤정희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은 물론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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