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차석용, ‘골칫거리’ 로드숍 실적 리턴 복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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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11-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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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모레G, 5분기만에 실적반등·LG생건 역대 최고실적에도 골머리

  • 소비트렌드 변화에 이니스프리·더페이스샵 등 로드숍은 불황 지속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왼쪽),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사진=각 사]


K-뷰티 업계의 양대 수장인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이번 3분기 모처럼 만에 함께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LG생활건강은 전분기 통틀어 역대 최고 분기 성적을 기록, 아모레퍼시픽그룹은 5분기 연속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왔으며 이번 3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3분기(연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4% 늘어난 1조5704억 원, 영업이익이 42.3% 증가한 1205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29.7%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후’의 견인으로 매출 1조964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13.1%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4% 성장해 역대 최고 분기 기록인 3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번 분기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한 로드숍의 부진은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의 골칫거리로 남았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구매패턴이 면세점과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기존 성장기반이었던 로드숍은 서 회장과 차 부회장의 아픈손가락이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매장 감소로 인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0% 하락한 130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46% 감소한 79억원을 기록했다. 에뛰드도 디지털 중심의 사업 전략 재편으로 면세점과 로드숍 매출이 줄어들면서 전체 매출이 399억원(전년 동기 대비 -16%)에 그쳤다. 영업적자도 79억 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이니스프리 국내 매장은 실적이 부진한 매장 구조조정에 따라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1115개였던 매장은 2분기 1075개, 3분기 1055개까지 감소했다. 여기에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채널 다양화 등 신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달 전국이니스프리가맹점주협의회는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온라인 시장의 무차별 할인 경쟁으로 오프라인 가맹점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며 본사의 상생을 촉구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외부 온라인몰의 자체 카드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최종 소비자가격이 가맹점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일부 있는데 최대한 오프라인과 동일한 가격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유통사와 소통하고 있다”면서 “올해 1월  ‘옴니 채널 시너지 프로그램(마이샵 제도)’를 열어 온라인 수익을 가맹점에 연간 60억 규모로 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니스프리는 향후 부진한 해외 사업도 국내 사업과 같이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진행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초 중국 사업 전략으로 매장 확장을 내놓은 바 있다. 1,2성도시에 집중된 매장을 3,4성 도시로 확장하기 위해 올해 100개 매장을 3,4성 도시에 출점할 계획이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 해외 매장은 △1분기 699개 △2분기 762개 △3분기 825개로 늘었다. 

그러나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자, 최근 무리한 매장 확장을 통한 양적 서장보다는 효율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아울러 100% 직영 체제를 고수했던 이니스프리는 중국 현지 에이전시 계약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개 매장을 시범으로 에이전시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니스프리는 중국에 대한 전략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에 집중해 매장 출점보다는 효율성에 포커스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진행되는 비용절감 프로젝트를 내년 해외에도 적용시킬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 될 시에는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왼쪽)과 LG생활건강 네이처컬렉션이 최근 진행한 이벤트. [그래픽=각 사]

올해부터 매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나홀로 실적 악화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6291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해마다 줄어들어 지난해 4873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598억원에서 160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부진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 더페이스샵 점포를 LG생활건강 여러 브랜드를 모은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면서 더페이스샵 점포는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5년 1204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138개 △2017년 1056개 △2018년 804개 △올해 10월 기준 705개까지 줄었다. 

더페이스샵은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스토어 중심으로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2016년부터 기존 매장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처컬렉션은 △2016년 68개 △2017년 169개 △2018년 369개로 빠르게 늘고 있다. 

다만, 네이처컬렉션이 H&B 후발주자라는 점, 취급하는 브랜드가 LG생활건강 브랜드에 한정됐다는 점, 공식 온라인몰을 중단했다는 점 등은 확장성의 한계로 작용한다. 네이처컬렉션은 오프라인몰로 20·30 신규 고객들을 불러모으기 위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 브랜드 휠라코리아와 함께한 프로모션이 대표적이다. 네이처컬렉션 매장에서 3만원 이상 구매 시 ‘휠라워니파우치’를 증정했다. 아울러 필(必)환경 트렌드에 맞춰 ‘2019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서 ‘빌려쓰는 자라섬’ 캠페인을 벌였다.

네이처컬렉션 마케팅 담당자는 “네이처컬렉션 고객들에게 색다른혜택을 제공하고, 휠라의 젊은 고객을 유입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네이처컬렉션의 가치와 컨셉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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