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선서 중도좌파 페르난데스 정권교체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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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0-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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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표율 89%...중도좌파 페르난데스 48% 득표 당선 유력

  • '페론주의' 귀환 우려에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수도

아르헨티나가 27일(현지시간) 치른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예상대로 중도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우파 친시장 성향 미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꺾고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개표가 89% 진행된 가운데 페르난데스 후보가 47.8%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마크리 대통령(40.7%)을 크게 따돌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결선 투표 없이 페르난데스 후보의 정권교체가 유력하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1차 투표에서 득표율이 45%를 넘거나 40% 이상 득표율로 2위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따돌릴 경우 결선 투표 없이 즉시 당선된다.새 대통령 취임 날짜는 12월 10일이며, 임기는 4년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친시장 개혁과 경제 성장을 약속하며 2015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고 연간 물가상승률이 55%에 육박하는 등 경제 불안이 계속되면서 지지자들을 잃었다. 

국민들은 빈곤, 페소화 급락, 치솟은 물가상승률 등 경제 문제의 책임을 마크리 대통령에게 돌렸다. 마크리 대선 캠프는 부랴부랴 복지 확대에 나섰지만 민심은 이미 돌아선 뒤였다.

페르난데스 후보 지지자인 후안 호세 드 안토니오(46)는 페르난데스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소식에 "너무 기쁘다. 우리는 오랫동안 변화를 기다려왔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들에 질려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포퓰리즘 귀환을 우려해 페르난데스보다 마크리 정권의 수성을 바라왔다.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를 2001년 디폴트(채무상환불능) 위기 후 첫 국제 채권시장 복귀로 이끌고 글로벌 무역갈등과 보호주의 속에서도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상(FTA) 체결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또 페르난데스가 내세운 러닝메이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8년간 집권하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해 아르헨티나 경제를 악화시킨 장본인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8월 예비선거에서 마크리 대통령이 페르난데스에 완패하자 아르헨티나 증시가 하루 사이 38% 고꾸라지고, 페소화 가치가 19% 폭락하는 역대급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시장이 8월 예비선거 후 포퓰리즘 귀환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으나 페르난데스 후보의 대승은 시장에 새로운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페소·달러 환율은 8월 예비선거 후 계속 오름세(페소 하락)를 이어가면서 60페소에 육박한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채권자들과 1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재조정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페르난데스 정권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자칫 디폴트(채무상환불능)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외신은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선을 통해 다시 '페론주의(peronism)'로 급격한 방향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론주의란 1946년 집권한 후안 도밍고 페론 대통령과 영부인 에바 두아르테가 10여 년간 국가 주도적으로 펼친 대규모 무상복지 정책을 말한다.

AP통신은 남미 지역에서 경제 개혁을 내걸었던 보수 우파 정권이 성장 둔화, 빈곤, 소득 불평등 속에 몰락하고 다시 좌파로 기울어지는 변화가 아르헨티나 대선을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27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중도좌파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을 꺾고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페르난데스 후보가 27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투표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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