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의장 제동에 브렉시트 승인투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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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0-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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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원의장, 의회 규약 근거로 21일 승인투표 불허

  • 정부, EU 탈퇴협정법 24일까지 신속 통과 추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맺은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가 21일(현지시간) 불발됐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승인투표 개최를 불허하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커우 하원의장은 "이날 안건이 지난 19일 것과 실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하원은 이미 이에 관한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반복적이고 무질서하기 때문에 오늘 승인투표 안건은 토론에 부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불허의 이유를 설명했다.

동일 회기 내에 같은 사안을 표결에 상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회 규약은 근거로 정부의 승인투표 재추진을 막은 것이다.

하원은 지난 19일 브렉시트 이행법이 의회를 최종 통과할 때까지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승인투표를 보류하는 내용의 '레트윈 수정안'을 먼저 통과시켰다.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한 안에 이행법이 통과되지 못하거나 상원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거부될 경우 자칫 '노딜(no-deal) 브렉시트'가 벌어질 것 우려해서다.

이후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의미가 없어졌다며 취소했고, 앞서 통과된 유럽연합(탈퇴)법인 '벤 액트'에 따라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전달했다.

그러나 서한에 서명을 하지 않고, 별도의 서한을 보내 연기 요청이 자신의 뜻은 아닌 만큼 무시하라는 메시지를 담아 오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U 측은 연기 요청을 수용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총리실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는 버커우 하원의장을 비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하원의장이 다시 한번 영국 국민의 뜻을 이행할 수 있는 기회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 측은 합의안 승인투표가 열릴 경우 가결에 필요한 하원 과반인 320표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국이 31일까지 이행법 등 브렉시트 관련 입법을 완료하고 새 합의안을 통과시키면 예정대로 31일에 EU를 탈퇴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즉각 이행법 상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오는 24일까지 EU 탈퇴협정 법안을 모두 마무리하기 위한 의사일정안을 발표하고, 이를 위해 법안 관련 토론시간을 제한하고 하원을 밤 12시까지 붙잡아둘 수 있는 '계획안'을 내놓았다. 22일 이 계획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해 31일 브렉시트 이행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BBC는 이 계획안이 부결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계획안이 좌절돼 평소와 같은 속도로 의사진행이 이뤄지면 이행법 마련은 몇 주가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브렉시트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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