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방일 앞두고 등장한 나루히토 일왕 호칭 논란…'일왕vs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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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0-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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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화, 21일 국감서 나루히토 일왕 '천황'으로 표현

  • "김대중 전 대통령, 방일 계기로 '천황'이 공식 명칭"

이낙연 국무총리의 방일을 앞두고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호칭 논란이 벌어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나루히토 일왕을 ‘천황(天皇)’으로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 도중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뒤 “강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일왕을 천황이라고 했는데, 국회 공식 입장은 ‘일왕’”이라며 “그렇게 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상대국이 쓰는 명칭을 쓴다는 취지에 ‘천황’이라는 표현을 쓰기로 했다”며 “이는 오래된 정부의 입장”이라고 답하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의원은 “그런 말은 일본에서 외교 행위를 할 때 써야 한다. ‘유어 하이니스(Your highness·전하)’라는 표현도 있지 않으냐”며 “국민을 상대로 할 때는 일왕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권 민주당 의원도 추 의원의 주장에 동의하며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정부가 ‘천황’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도 “정부의 공식 용어가 뭐냐. 위원장은 아느냐. 용어 정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외교통일위원장인 유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식적으로 일왕이 맞는 것으로 안다”며 “보수언론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다 일왕으로 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천황이라는 호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했었다”며 “이는 정부가 발표한 적도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 18일 국무조정실이 이 총리의 방일을 설명하기 위해 발표한 보도자료에도 ‘천황’이라는 호칭이 등장해 강 장관의 설명을 뒷받침한다. 정부는 ‘천황’이라는 단어에 특별한 의미를 두기보다는 일본의 공식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천황’은 ‘하늘의 황제’라는 뜻으로, 국민 정서상 ‘일왕’이라는 호칭이 보편적으로 쓰인다. 이와 관련해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외교적으로 쓸 때와 국회나 언론을 상대로 쓸 때 일왕 호칭을 같이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지적하자, 강 장관은 “그렇다”고 답하며 호칭 사용에 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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