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얼마에요?" 돼지고기 물가 점검 나선 중국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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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0-1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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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산시성 시안 시찰중 '러우자모' 가게 들러 물가 파악

  • 돼지고기 공급과 가격 안정…中 지도부 '긴박한 정치임무'로

  • 9월 소비자물가 전년 同比 2.9%↑ 예상

"러우자모 하나에 얼마에요? 요새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랐나요?"
"돼지고기 값이 확실히 많이 올라서 러우자모 가격도 좀 올렸어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4일 산시성 시안에서 지방시찰 도중 길가의 러우자모(肉夾饃) 가게를 깜짝 방문했다. 시안의 명물 먹거리로 불리는 러우자모는 잘게 찢은 고기를 넣어 만든 일종의 중국식 버거다.

리커창 총리는 가게 주인과 손님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돼지고기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생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 서민들의 물가 상승 체감 정도를 확인했다고 중국정부망은 이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중국 대륙에 처음 발발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 파동'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돼지고기 공급과 가격 안정에 얼마나 주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보도했다.

총리까지 직접 길거리 햄버거 가게를 들려 돼지고기 가격을 점검할 정도로 중국은 심각한 돼지고기 파동을 겪고 있다. ​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서 첫 발발한 돼지열병으로 중국내 돼지가 대량 폐사 처리돼 돼지 사육량은 거의 반토막 났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중국내 돼지 사육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1.1% 줄었다. 돼지 공급량이 줄자 중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1년 새 50% 가까이 뛴 상태다. 

올 들어 중국 돼지고기 수입량도 큰 폭 증가했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량은 모두 13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6% 증가했다.  최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으로부터 대두와 돼지고기 등 농산물을 연간 400억~500억 달러 가량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전 세계 돼지고기 절반을 소비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 돈육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사실 중국인의 돼지 사랑은 유별나다.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케 한다는 '저량안천하(猪糧安天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돼지고기는 중국인에게 주식이나 다름없다. 중국 지도부가 돼지고기 공급량 증대와 가격 안정을 ‘긴박한 정치적 임무’로 삼고 돼지고기 가격 방어에 발 벗고 나선 이유다. 

중국 농업농촌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자연자원부, 생태환경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등 6개 중앙부처는 일제히 나서 △냉동 돼지고기 비축물량 방출 △돼지고기 구매제한 △돼지농가 양돈 보조금 지원 등과 같은 시장 안정 조치도 내놓은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초까지 중국은 돼지고기 보조금으로 32억3000만 위안을 지급하는가 하면, 연휴를 앞둔 지난 달 말엔 돼지고기 비축물량을 1만톤 이상 방출했다. 

중국 지도부의 돼지고기 가격 방어전이 얼마나 효과를 거뒀는지는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발표될 중국 9월 소비자물가 지표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의 9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달의 상승률인 2.8%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중국의 올 한해 물가 상승률 관리목표인 3%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14일 리커창 총리가 산시성 시안의 한 '러우자오모 가게'에 들러 돼지고기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중국정부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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