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지지했다가 사과한 NBA, 美中 양쪽에서 모두 역풍

윤세미 기자입력 : 2019-10-09 19:39
NBA 홍콩시위 지지 사과에도 中 보이콧 계속 미국에선 "NBA의 굴욕적 사과" 거센 비난
미국프로농구(NBA)가 홍콩시위 지지 트윗을 두고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중국이 거대한 소비 시장을 무기로 NBA의 팔을 비틀어 사과를 받아내자, 미국에선 중국에 사과한 NBA가 원칙보다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거센 비판이 일었다.

시작은 대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의 홍콩 시위 지지 트윗이었다. 그는 지난 4일 트위터로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구단을 후원하는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협력을 중단한다고 위협하면서 그는 결국 글을 삭제했다. "난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해 한가지 판단에만 기반해 한쪽 편만 들었다"고 해명도 했다. NBA 사무국도 성명을 내고 모레이 단장의 트윗에 유감을 표명했다.

NBA의 오락가락 행보는 미국과 중국 어느 하나 만족시키지 못했다. 중국에선 NBA 보이콧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NBA를 후원하는 중국 기업 25곳 중 18곳이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경기 중계도 전면 중단됐다. 관영매체들은 NBA가 중국 관중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보이콧을 부추기고 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 측의 교만한 태도는 스스로 NBA의 중국 시장을 파괴해 버렸다"면서 "중국인은 먼저 도발하지 않지만, 자신의 권리를 결연히 수호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권에선 NBA가 중국의 돈에 굴복해 원칙을 저버렸다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텍사스 출신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NBA가 사과해야 할 것은 인권보다 이익을 노골적으로 우선시한 점"이라고 꼬집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부 장관도 "독재정부가 미국민을 괴롭히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CNN은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역사는 '수익 계산이 원칙을 이긴 역사'라고 요약했다. 지난해 미국 의류업체 갭이 중국 지도에 대만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에 사과했고, 애플은 최근 홍콩이나 마카오 iOS 이용자들이 쓰는 이모지에서 대만 국기를 없앴다. 지난해에는 호텔 체인 메리어트 직원이 소셜미디어에 티베트에 관한 소셜미디어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직원이 해고되고 메리어트가 공식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NBA의 이 같은 사례가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이 처한 살얼음판 같은 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이 14억 인구와 중산층의 급속한 증가를 무기로 외국 기업들에게 정치적으로 중국의 기준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잃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기준에 모두 맞춰서는 안 되는 어려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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