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 경기 악화일로...벼랑 끝에 몰린 세계 경제

김신회 기자입력 : 2019-10-02 11:14
美·獨 제조업 침체 10년 만에 최악..."무역갈등 탓" 지적에도 트럼프는 연준 탓만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냉각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관련 지표가 각각 2009년, 2012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하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줬다.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무역둔화가 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반무역 공세의 장본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 탓하며 금리인하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 공급관리협회회(ISM)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1.3포인트 내린 47.8을 기록했다. 2009년 6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수는 경기 확장과 위축의 경계가 되는 50선을 2개월 연속 밑돌았다. ISM 제조업지수는 지난 8월 3년 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중 무역전쟁과 해외 경기둔화로 미국 제조업 체감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체 고용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불과하다. 1990년에는 16%, 1970년엔 25%쯤 됐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1%에 그친다. 이에 비해 핵심 부문인 소비 비중은 3분의 2에 이른다.

주목할 건 제조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간접적인 효과다. 최종 제품이 소비자 손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미국산 제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쯤 된다는 것이다.

포티오스 랩티스 TD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AP통신을 통해 "ISM 제조업지수가 더 떨어지면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할 수 있다"며 "미국 경제가 생산 침체 벼랑에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외국 제조업 지표도 하락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를 둘러싼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회사 IHS마킷이 이날 발표한 유로존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7로 2012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PMI 역시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른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50선을 밑돌았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같은 달 제조업 PMI는 41.7로 미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한창이던 200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수석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제조업 경기가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이 내년에도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며 무역전쟁,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 등을 걱정한다고 전했다.

IHS마킷이 함께 발표한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수출국들의 제조업 PMI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업 침체의 주요인으로 무역갈등을 꼽는다. 상품교역이 둔화하면서 공장이 제대로 돌지 않게 됐다는 얘기다. 에릭 위노그래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AP에 "폭발 직전의 무역 긴장이 제조업 약화의 명백한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지난해 3% 늘어난 글로벌 상품 교역이 올해는 1.2% 느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같은 주장에 힘을 보탰다. WTO의 예상이 적중하면 올해 무역 증가세는 2009년 이후 최악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제조업 침체의 책임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돌렸다.[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계정 캡처]


상황이 이런데도 무역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침체의 책임을 연준에 돌렸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예상한 대로 제이 파월(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준이 모든 다른 통화에 대해 달러가 너무 강해지도록 하면서 우리 제조업체들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준금리는 너무 높다"며 금리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연준이 금리인하로 달러 가치를 낮춰 수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준은 지난 7월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서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낮췄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연준은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을 금리인하 이유로 들었다.

WSJ는 트럼프의 연준 비판은 설득력이 별로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이며, 제조업 문제는 무역갈등에 따른 것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 아주경제 공식 카카오채널 추가
  • 아주경제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유튜브 구독
  • 아주TV 공식 페이스북 좋아요
컴패션_PC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