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 유니폼 강매했다” 논란 와글와글…다른 SPA브랜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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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09-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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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양품·스파오·유니클로 등 주요 SPA브랜드 ‘강매’ 주장 줄이어

  • 삼성물산 패션 ‘에잇세컨즈’, 시즌마다 유니폼 제공해 모범사례 꼽혀

  • 근로기준법 미비해 제재 못해…기업 자발적 개선에 맡길 수밖에

신성통상 SPA브랜드 ‘탑텐’의 전직 직원이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캡처]

“탑텐 유니폼 강매 고발한다. 면접 보고 합격했다는 이야기 하고부터 시작됨. 복장 물어보니까 ‘우리 유니폼 구매해야 한다’고 하더라. 2벌 가져갔더니 점장이 ‘2벌 가지고 되겠냐?’고 했다.” 

최근 트위터에 국내 의류기업 신성통상의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탑텐이 직원들에게 유니폼을 강매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들끓고 있다. 근무 도중 자사 브랜드의 옷만 입도록 규정하면서 구매 비용은 직원에게 전가했다는 내용이다. 직원(본사 사무직, 매장 현장직, 아르바이트 동일)들에게 할인 품목을 포함해 30% 추가 할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은 “옷 가격이 가장 비쌀 때 어쩔 수 없이 사야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탑텐과 더불어 각종 SPA브랜드, 의류업계의 유니폼 강매 관행에 대한 고발도 줄줄이 이어졌다. 

(@ee****)=“이랜드 계열의 ‘스파오’에서도 사비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50% 할인해주지만, 스파오 옷이 아닌 날에는 점장이 하루 종일 눈치를 줬다”
(@4B****)=“무인양품에서는 상·하의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양말까지 무인양품 제품으로 착용하지 않으면 엄청 눈치를 줬다. 친구는 유니폼 구매에만 20만원을 썼다”
(@E****)=“유니클로 강매 진짜 심하다. 세일하는 옷은 직원할인이 안 되고 감사제 때 손님이 많으니까 직원은 옷을 못 사게 한다. 유니클로 옷이어도 그 매장에 없으면 입으면 안 되기 대문에 신상 나오는 걸 계속 사야 한다. 기껏 옷샀더니 매장 진열에서 내려오면 못 입는다.”


트윗 반응처럼 이른바 ‘유니폼 강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에프알엘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유니클로에서는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유니클로는 문제가 된 후 매장에 근무하는 스태프들에게 입사 시 상의와 하의 각 한 벌씩 유니폼으로 제공하고, 파트타이머 직원들은 큰 로고가 없는 타사 제품도 착용 가능하도록 유니폼 규정을 개선했다. 그러나, 입사 시 단 1회 증정에 그치고 있으며 이외에는 상품 구매 시 정상가에서 30% 할인된 금액에 사야 해 여전히 논란 소지가 있다. 

이랜드 계열사들도 자구책을 마련했다. 신발 편집숍 ‘슈펜’의 경우 브랜드 로고가 크게 보이지 않는 한도 내에서 타사 신발이 착용 가능하며, 해당 직원이 매장 내 상품을 신고 싶어 하는 경우 50% 할인가로 제공한다. SPA브랜드 ‘스파오’는 완전 자율복장제도로 타사 제품을 입어도 무관하다. 다만, 강남점의 경우 직장인룩 라인을 추가하면서 해당 층 직원에게는 유니폼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중에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온라인상에서 모범사례로 꼽힌다. 에잇세컨즈는 직원 및 아르바이트생에게 시즌별로 2장을 무료로 지급하며, 하의는 색깔만 추천해주고 타 브랜드를 입어도 무방하다고 교육한다. 매니저 이상 간부의 경우 원할 시 할인율을 적용해 구매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한다.
 
의류업계 관행처럼 ‘유니폼 강매’가 이어져 오는 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회사의 자발적 운영에 맡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재할 수 있는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2013년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복장을 갖추도록 하는 경우에 그 비용을 부담하도록 명시하고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줄곧 계류하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일부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소지로 볼 수 있다지만, 아직 사례가 된 적은 없다.

탑텐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탑텐 현장직 스텝들의 복장은 패션 브랜드의 특성상 하의는 자율에 맡기되 상의에 한해 탑텐 제품 착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실무 면접 시 사전에 고지하고 있다”며 “단체 스텝복을 착용하지 않는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인력 관리 빛 운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탑텐은 내년부터 입사 후 시즌별로 유니폼을 세 벌씩 증정하기로 했던 일정을 앞당겨 유니폼이 준비되는 대로 지급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지역매장별 간담회 때 이야기가 나와 올해 유니폼 제작을 기획·생산하는 가운데 불거진 일이라 안타깝다”면서 “이번 논란을 겸허히 수용해 본사 및 현장관리직원들의 내부고객 만족에 대한 CS교육 및 윤리강령을 근거로 한 내부규정과 순기능에 대한 재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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