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만드는 학교 공간...화천 사내고교 ‘코이 프로젝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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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박종석 기자
입력 2019-09-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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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화천군에 있는 사내고등학교(교장. 서상범)가 학교 공간에 학생들의 바램과 욕구를 채워주는 ‘코이 프로젝트’로 화제다. 코이는 환경에 따라 성장 크기가 달라지는 물고기를 말한다.

사내고의 이 프로젝트는 교육부의 공간혁신 사업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해 학교 공간을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이다.

사내고 유은숙 교사는 학생이 주인이 되어 학교 공간을 바꾸는 ‘코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교육부의 공간혁신 사업을 통해 1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에 유 교사와 학생 12명은 건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디어 수집부터 설계는 물론 재구조화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해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 공간을 만들고 있다.

‘코이 프로젝트’는 유 교사가 교육과정 함께 만들기 토론회에서 학생들에게 학교 공간을 만들어 보는 기회를 제공하자고 건의하면서 시작됐다.
 

'코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유은숙(오른쪽 두번째)교사와 학생들이 사내고 운동장에서 화이팅을 하고 있다.[사진-박종석 기자]


유 교사는 “코이는 물고기인데 어항에 넣으면 어항에 맞게 자라지만 냇가에 풀어놓으면 엄청나게 크게 자라는 물고기다”라며 “우리 아이들의 공간도 자기들의 생각에 따라 얼마만큼 커질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불편한 공간을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선에서 바꿔보자는 게 적극적인 참여의 첫 번째 이유인 것 같다”라며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는데 여러 가지 상상하는 것들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생각하는 데로 바뀔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최근에 페인트칠했는데 학원 가는 그것보다 페인트칠하는 게 더 재밌다고 한다”며 “작업을 즐겁고 행복하게 같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상범 사내중·고등학교장[사진=박종석 기자]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공간에 뿌듯함이 넘쳤다.

이상현(남. 16)은 “건축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을 함으로써 건축에 대해 알게 되고 또 실용성 있는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확실하게 알게 됐다”며 “친구들이 우리 아이디어를 좋게 생각해주고 있어 긍지를 느끼면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길유진(여. 16)은 “(프로젝트)준비를 하면서 다른 학생들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야 공간들이 학생들에게 좀 더 편안함을 줄까 하고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며 “만들어진 공간에 나의 이름이 기록되기 때문에 희열감을 느낀다”라고 기뻐했다.

민병준(남. 16)도 “우리가 만든 공간을 보기만 해도 자부심을 느낄 것 같다”며 “친구들에게 저거(공간) 내가 만든 거라고 얘기할 수 있고 나중에 아빠가 돼서는 아들딸에게 아빠가 만든 거라고 자랑하듯이 말해 줄 수 있으니까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거 같다”고 좋아했다.

후배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김민지(여. 17)는 “이 학교가 설립된 지 오래됐는데도 학교 공간이 이렇게 형편없었던 것은 그동안 사람들이 학교 공간은 그냥 이런 것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이라며 “내가 지금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내가 졸업한뒤에 다니는 학생들도 똑같이 느낄 거라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상범 교장은 “코이 프로젝트는 교사가 아닌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으로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말한 뒤 “생각은 현재 아이들이 했는데 예산 지원이 늦어 결실을 못 보고 졸업하는 학생이 생길까 우려도 되지만 학부모 등 주위 분들의 격려가 코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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