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의 공포’에 부양책 쏟아내는 中...‘회색 코뿔소’ 딜레마

곽예지 기자입력 : 2019-09-12 07:04
생산자물가지수 두달 연속 하락세...제조업 위축세도 계속 '바오류` 위태위태...3년 10개월 만에 금리 인하 카드 꺼내 "디레버리징 뒷전으로 미뤄...실물경제 안정에 중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여파로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자, 중국 정부가 돈줄을 풀고 경기 부양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금리인하에 이어 지급준비율을 내리고, 외국인의 증시 투자한도까지 철폐했다. 그러나 당국의 경기 부양책들은 ‘회색 코뿔소’ 리스크를 키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PPI 상승률 두달 연속 마이너스...경기둔화 추세 뚜렷

무역전쟁의 충격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동월보다 0.8% 하락했다. 이로써 PPI 변동률은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월 들어서는 하락 폭이 더욱 커졌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등 경제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다.

PPI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본격화하는 중국의 PPI 부진은 미·중 갈등 장기화에 따른 중국 안팎의 수요 부진 결과라고 분석한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장기 디플레이션 국면이 나타난 바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 나타나는 디플레이션은 산업 생산 감소, 실업 증가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국에서는 경기 둔화 추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49.5를 기록한 지수는 지난 5월부터 4개월 연속 50을 하회했다. 지수는 50을 넘으면 경기확대, 50을 밑돌면 경기축소를 의미한다.

중국 올해 2분기 경제 성장률은 관련 통계 공표 이후 최악인 6.2%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중국정부가 목표하고 있는 6%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지준율 인하…부양책 쏟아내는 中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자 중국 당국은 각종 부양책을 동원하고 있다. 우선 3년 10개월만에 금리인하 카드를 꺼냈다. 인하 폭이 크진 않지만, 중국 정부가 가용수단을 모두 동원해 경기침체를 막으려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5%로 고시했다. 이보다 앞서 인민은행은 LPR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시중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새로운 LPR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LPR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이번에 발표된 LPR은 이제껏 기준금리로 통용돼 온 기존의 1년 만기 대출금리 4.35%보다 0.1%포인트 낮고, 개혁 전 LPR보다도 0.06%포인트 낮다.

뒤이어 인민은행은 지준율 인하까지 단행했다. 오는 16일부터 금융회사 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3.5%에서 13%로, 중소형 은행은 11.5%에서 11%로 각각 내려간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모두 9000억위안(약 150조원)의 자금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경제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는 부채 리스크 관리에 금융 정책의 초점을 맞춰 왔는데 중국이 이런 기조와 반대로 지준율과 금리 인하 카드를 동시에 써 돈줄 풀기에 나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경기 부양책에 ‘회색 코뿔소 우려 커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쏟아내고 있는 부양책이 ‘회색 코뿔소’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회색 코뿔소는 충분히 예측가능하고 파급력이 크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을 뜻한다. 부동산 거품, 그림자금융 등 부채 문제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회색 코뿔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금리와 지준율을 인하하면서 부채 축소를 위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캠페인을 뒷전으로 미뤘다고 진단했다. 맥쿼리 캐피털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레버리징과 경제 안정은 교환 관계”라며 “한번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으며 두 가지를 모두 택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국가금융발전실험실의 리양 이사장도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촉진을 위해 각종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금융 리스크를 어느정도 용인하며 실물경제의 안정과 지원에 더 신경을 쓰고 있고, 이러한 정책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중국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연구실(NIFD)의 창 신 부주임은 중국이 "경제 안정을 위해" 금융 레버리지의 완만한 증가를 반드시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NFID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는 249.5%로 집계됐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5.1%포인트, 0.7%포인트씩 높아졌다.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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