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 제안 후 발사체 발사...9월 북·미 협상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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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09-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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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10일 오전 미상 발사체 두 차례 발사

  • 美에 '대화 제안'한 뒤 수시간만에 발사 강행

북한이 9월 말께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뒤 불과 몇 시간 만에 미상 발사체를 발사했다. 미국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이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오전 평안남도 개천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를 두 차례 발사했다. 각각 오전 6시 53분, 오전 7시 12분쯤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 2발은 최대 330㎞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사체 범위를 넓힌다면 올해 들어 북한이 발사 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벌써 10번째다. 다만 이번에는 시기가 미묘하다. 미국에 대화 제스처를 보인 뒤 불과 몇 시간 만이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밤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경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9월 말에는 미국 뉴욕에서 연례 유엔총회가 열린다. 북한의 제안이 현실화된다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깜짝'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성명을 봤다"며 "무슨 일이 생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아주 좋은 관계"라고 설명하면서 "나는 늘 '만남을 갖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발사 시험을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화 여지를 남기면서도 군사 능력을 과시하면서 협상에서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 부상은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온다고 믿고 싶다"면서 미국 측에 '새로운 계산법'을 촉구했다. 계산법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북·미 간 거래도 그대로 종료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의 군사 능력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거의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경고했다고 CNN은 전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 발사체를 내륙을 관통하는 방식으로 쏘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들도 발사 시점에 주목했다. ​일본 NHK는 "(발사 관련) 기술력을 보여주면서 미국을 흔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 AP통신 등도 북한이 무기 개발에 서두르고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단 이전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지난 6월 말 '판문점 회동'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사항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에 지속적으로 협상 복귀를 촉구해왔다. 북한이 대놓고 대화 제안을 하면서 협상의 공을 넘긴 만큼 비핵화 해법에 대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에 남북관계 개선의 운명이 달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반도 정세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협상이 난항을 빚으면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일단 북한의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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