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GGGF]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 "암기 위주 한국 수학교육, 근본부터 잘못"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일용 기자
입력 2019-09-05 14: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AI 시대 암기 위주 수학 교육 무의미... 수학 원리 이해하고 세상 설계하는 인재로 거듭나야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인공지능(AI) 세상에서는 차별화된 인재가 필요하다. AI를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지, AI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도태될 것이다."

조봉한 이쿠얼키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GGGF 특별세션 'AI 전문가와 청소년과의 유쾌한 대화'에서 100여명의 학생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이쿠얼키는 학생들이 수학의 원리와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깨닫게 해주는 AI 기반 수학교육플랫폼 '깨봉(Quebon)'을 개발한 회사다. 조 대표는 삼성화재 부사장으로 재직중 AI와 수학 교육에 뜻을 두고 사표를 냈다. 이어 이쿠얼키를 설립했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컴퓨터 공학 석·박사를 받은 후 미국 오라클사 연구원, 국민은행·하나은행의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조 대표는 학생들에게 "AI를 포함해 세상의 모든 것을 한 꺼풀 벗겨보면 그 뒤에 수학이 숨어 있다"고 수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대표의 핵심 주장 가운데 하나는 공식을 외워 답을 내는 한국 수학 교육의 잘못된 점이다. 답을 내는 것은 사람이 아무리 열심히 해봤자 기계와 AI를 이기지 못한다. 100만명이 동시 달려들어도 80만원짜리 스마트폰조차 이길 수 없다. 대신 사람은 수학 문제의 원리를 파악하고, 그 다음을 예측하는 것. 즉 AI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AI 시대에 걸맞은 인재가 되려면 천재와 AI의 공통된 특징인 '추상화', '형상화', '관계의 이해' 등을 중심으로 사물과 공식을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재의 뇌구조를 흉내내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일반인도 AI처럼 사고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가질 수 있다. 추상화는 살을 없애고 사물의 본질만 남기는 것이다. 형상화는 이렇게 남은 본질에 다시 살을 붙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관계의 이해는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조 대표는 초등생들에게 4주 동안 수학의 원리를 알려주는 수업을 진행했다. 이어 초등생들과 서울대 수리과학부 학생들에게 고난이도 수학 문제를 풀게 했다. 초등생들은 자신이 배운 수학의 원리를 활용하고, 서울대생들은 자신이 외운 수학공식을 활용했다. 그 결과 초등생들이 훨씬 빠르게 답을 도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서울대생들이 답을 내는 데 평균 15분 걸린 문제를 평균 5분 만에 푸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교육을 받은 초등생들은 2시간에 걸친 수업 시간에도 불구하고 지루해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했다. 참여한 초등생 가운데 소위 '수학영재'라고 불리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한 학생은 "수학이 하드 아이스크림처럼 딱딱한 것으로 여겨졌는데, 실제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웠다"고 원리 중심의 수학 교육에 대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조 대표는 특별세션에 참석한 학생들에게 "공식을 버리고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 남을 통해 주어진 것을 따라하는 삶을 사는 시대는 끝났다. 향후 20년 후 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할지 고민하고 공부하길 바란다. 모두 세상을 설계하는 인재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