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보라카이 잇단 폐쇄... 제주도 결단력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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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19-09-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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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필리핀 보라카이 해변이 지난 8월 또다시 폐쇄됐다.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환경 정화를 위해 폐쇄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해당 지역 일부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약 72시간) 폐쇄가 있었지만 업계에 안겨주는 충격은 컸다.

이번 사태는 한 관광객이 변이 묻은 기저귀를 해변에 파묻으면서 촉발됐다. 당시 영국 BBC 등 외신들은 이 상황이 찍힌 동영상을 보도했다.

이에 보라카이 관광청은 "100m에 달하는 구간을 폐쇄 조치했다"며 "기저귀가 묻힌 곳을 찾아 처리했으며 청소를 끝낸 뒤 수질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개장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영상 속 여성을 찾아내 환경 조례 위반으로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다.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관용을 보였던 기존의 태도와 사뭇 달랐다. 이 같은 기조는 필리핀에서만 읽히는 게 아니다.

뉴질랜드의 유명관광 도시 퀸스타운이 대표적인 예다. 퀸스타운은 2021년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관광세(1박당 7.5뉴질랜드 달러)를 부과할 예정이다. 퀸스타운 거주자 1명당 34명에 해당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330만명에 달한다.

이와는 별도로 뉴질랜드 정부는 올해 말까지는 모든 외국인 관광객에게 25~35뉴질랜드 달러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관광도시 베네치아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방문 시점에 따라서 3유로에서 5유로를 부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유명 휴양지인 '발리섬' 주 정부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환경과 문화보존을 위한 세금 10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주민 생활 여건의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들이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정책으로 꼽힌다.

여행업계에서도 이 같은 불확실성의 증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보라카이의 경우 한때 환경오염으로 찾는 사람의 발길이 줄었으나, 휴식기를 가진 이후 다시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도 ‘환경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보라카이 노선을 갖고 있는 에어서울의 경우 최근 현지 화이트비치에서 필리핀 관광청 직원 등과 함께 '해양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보라카이의 환경 보존을 위해 경각심을 고취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처럼 해외사례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것은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도는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곳곳이 환경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쓰레기는 버릴 데가 없어 지역 곳곳에 쌓아놓고 있으며, 오폐수는 기존 하수도로는 감당이 안 돼 일부에서 오염물질을 그대로 바다에 내보내는 실정이다.

최근 조재연 신임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환경 훼손 범죄와 관련한 인허가 비리 등에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검찰권을 엄정 행사할 것”이라며 “산림 훼손과 축산폐수·양식장 무단 방류, 건설폐기물 불법 투기 등의 환경훼손 범죄에 적극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배경이기도 하다.

보라카이에서 제주도의 과거와 미래를 본다. 지금처럼 방치하다가는 악취가 만연했던 과거의 보라카이가 미래의 제주도가 될 것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환경보호를 위해 칼을 빼들었던 이유를 지금이라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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