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공포에 英 자본이탈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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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9-0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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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개월 사이 英주식펀드서 5조원 이탈

  • 7월 英부동산펀드서도 6050억원 유출

  • 이번 주 '브렉시트' 결전 돌입..운명의 한 주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높아지면서 영국 자산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난 5월 말 이후 약 3달 사이 영국 주식펀드에서 42억 달러(약 5조원)이 유출됐다고 자료제공업체 EPFR가 집계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로 따지면 유출액이 297억 달러에 이른다.

코플리펀드리서치가 4500억 달러 규모 250개 글로벌 주식펀드를 운영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영국 주식 비중이 7.9%까지 낮아졌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찍은 저점보다 더 낮은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비교하자면, 2011년 코플리 조사 시작 당시엔 11.5%였다.

스티븐 홀든 코플리펀드리서치 최고 경영자(CEO)는 "국제적 펀드매니저들이 영국에서 뺀 자금을 유럽 본토에 투자하는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을 떠나 유럽 본토를 향하는 건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와 이전 논의를 진행 중인 영국 소재 기업은 325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네덜란드 이전 결정을 내린 기업도 소니와 파나소닉을 비롯해 100곳이 넘는다.

노딜 브렉시트 공포는 영국 부동산펀드에도 그림자를 드리웠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에만 4억1000만 파운드(6050억원)가 빠져나가 1월 이후 월간 최대 유출액을 기록했다. 부동산펀드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거시경제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7월까지 12개월 기준으로는 19억 파운드가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닐 드웨인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글로벌 전략가는 "영국 자산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면서, "존슨 총리는 우선 브렉시트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브렉시트라는 장애물을 계속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여름 휴회 후 의원들이 하원으로 복귀하는 이번 주는 브렉시트 운명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둘째주부터 한 달 동안 이어지는 의회 정회까지 남은 기간은 일주일 남짓. 제1야당 노동당과 여당 반란파는 노딜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다. 보수당 내 반란파는 데이비드 고크 전 법무부 장관과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 2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에 존슨 총리와 보수당 지도부는 1일 회동을 갖고 반란에 가담하는 의원들을 당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다수당 지위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 당내 반란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해석했다. 또 존슨 정부는 노딜 저지 입법이 통과돼도 무시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만일 야권이 '노딜' 저지 입법과 별개로 정부 불신임안을 추진해 성공할 경우 다음 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렉시트 반대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집결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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