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日불매운동 속 흡연자들 ‘일본 담배, 쉽게 못바꾸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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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19-08-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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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쉽게 바꿀 수 없는 취향...광화문일대 편의점 담배매출 크게 안줄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50일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산 담배를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것에 비해 일본산 담배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분위기다.

담배는 개인의 취향을 크게 타는 기호식품이다. 또한 맛에 대한 선호도는 쉽게 달라지지 않아 담배는 다른 소비재에 비해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이처럼 '맛'에 대한 흡연자들의 분명한 선호 때문에 불매운동 확산에도 일본산 담배 매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담배를 태우고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담배 태우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자신의 담배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수의 사람은 맛이 좋아 선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식품과 유사하게 담배 역시 개인의 입맛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박현우씨(39·남·경기도 고양)는 "박하향을 좋아해 이 담배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담배는 기호식품답게 '맛'에 대한 호불호가 구매까지 이어진다. 이 때문에 불매운동이 50일 넘게 지속되면서 일본 맥주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산 담배를 찾는 소비자는 꾸준히 있다.

일본산 담배에 대한 수요가 불매운동 영향권을 비껴간 것은 소비자들이 본인이 태우는 담배가 어느 나라 것인지 모르는 것도 한몫했다. 

광화문역 인근에서 만난 흡연자 중 일부는 본인이 태우는 담배의 상품명만 알고 있었다. 국산 담배인지 수입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어느 나라에서 생산되는지는 크게 관심이 없어 보였다.

김성민씨(20대·남·가명)는 "Made In Philippines라고 적혀있어 필리핀산 담배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김씨가 태우는 담배는 일본산 제품이다. 필리핀은 뫼비우스, 카멜 등을 파는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의 생산 기지가 있는 곳이다.

담배 ‘카멜’은 일본 제품과 대체재를 알려주는 웹사이트인 '노노 재팬(NONO JAPAN)'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본산 제품이다. 하지만 담배의 경우 어디서 생산됐는지에 대해서는 소비자 관심도가 낮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흡연자 중 일부는 굳이 일본산 담배까지 사지말아야 할 필요가 있냐며 불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윤중씨(30대·남·가명)는 "불매 운동해야 할 일본 제품 리스트에 담배는 포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이마트24편의점에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 일본산 담배만 거꾸로 진열해놨다.[사진=조아라 기자]

이 같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편의점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역 인근 편의점 GS25 아르바이트생은 "불매운동 이후 일본 담배를 찾는 사람 수가 크게 줄어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 또한 일본 맥주 외에는 불매운동 이후 일본산 담배 매출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 못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광화문역 인근 세븐일레븐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일본 맥주 불매운동은 뉴스에 많이 나와 사람들이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지만, 일본산 담배는 눈에 띄는 매출 변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역 인근 이마트24 편의점에서는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부터 일본산 담배만 거꾸로 진열해 놓는 등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임윤지씨(20대·여·가명)는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점주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편의점은 불매운동 이후 일본산 담배를 찾는 소비자가 다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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