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항공당국, “기존 노선도 빼라” 국내 항공사 통보... ‘갈수록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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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8-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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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당국이 자국에 진출해 있는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을 불허한 데 이어 기존 일부 노선도 정리할 것을 통보했다.

최근 급속히 늘어난 항공 운송을 통제한다는 명분이지만, 갑작스러운 통보에 국내 항공사들은 크게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 여행 거부 운동 여파로 중국 노선 확대 전략을 본격화하던 상황이라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16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국 민항총국은 정시율(항공기 출·도착 예정시간 준수율) 등 자체 기준에 미달하는 항공사에 기존 노선의 일시적으로 축소 또는 폐쇄할 것을 통보했다.

이로 인해 당장 국내 일부 항공사들은 잘 운항하던 일부 노선을 폐지 또는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곳은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운항하는 청주-선양과 청주-하얼빈 노선, 티웨이가 운영 중인 인천-하이난(싼야) 노선 등이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초기 계획과 기존의 운항 스케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시율을 지키지 않았다고 하는 중국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며 “하지만 정확한 이유를 파악할 수 없어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단 중국은 공식 입장으로 늘어난 노선을 관리하는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현재 어디까지 피해범위가 확산될지는 개별 항공사를 대상으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항공업계는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인해 중국 노선을 확대하며 활로를 모색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민항총국이 이번에 기존 노선까지 정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갈 곳을 잃은 상태다. 동남아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가 일본과 갈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3일 중국 민항총국은 항공사에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이달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현지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 증편, 부정기편 운항 등 모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이번 기존 노선 축소 및 폐쇄 기간도 이와 같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 같은 사실도 모르고 일본 여객 급감의 대안을 중국으로 보고 신규 취항 준비에 한창이었다. 실제 대한항공과 에어서울은 내달 중 인천∼장자제 노선의 신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도 최근 일본에서 뺀 비행기를 중국에 넣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민항당국이 통보한 만큼 정부와 대응책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항공사 간 ‘긴급 협의체’를 만들고 정부에 청원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신규 취항의 제한뿐만 아니라 기존 노선까지 정리에 나서면서 막막할 따름”이라며 “중국 항공당국이 변덕이 많았던 만큼 사태가 장기화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중국 항공 당국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며 “주말이 끝나고 답변이 올 것으로 예상돼 이후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휴가철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출국 인파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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