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일본 조선업, 생존 위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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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8-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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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난에 허덕이는 일본 조선업계가 수리조선소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일본이 수주한 선박은 단 1척(3만CGT)로 한국 10척(27만CGT)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부터 7월까지 일본의 누적 수주 실적은 78척(145만CGT)으로 12%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한국의 수주실적(92척, 374만CGT, 32%)과 비교하면 척수 차이는 18척에 불과하나 선종별 건조난이도 등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고사양이며 고가의 선박을 우리나라가 많이 수주했기 때문이다.

◇ 텅빈 독(dock) 수리조선으로 채우자

양적으로는 중국에, 질적으로 우리나라에게 밀리고 있는 일본 조선업은 일감이 없는 조선소를 수리조선소로 이용하는 등 자구책 마련이 한창이다. 일례로 지난 4월 미쓰비시중공업은 국토교통성과 나가사키 조선소를 크루즈선박 수리조선소로 탈바꿈하는 내용의 비공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수주가 전무한 상태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의 크루즈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도전할 만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싱가포르 중심의 크루즈선 수리 기지 구조를 일본으로 다변화함으로써 일본 조선 산업에 긍정적인 경제적 영향을 거둔다는 게 일본의 목표다.

이외에도 미쓰이 E&S 조선은 치바 사업소의 선박 건조용 독을 3개에서 1개로 줄이는 대신 선박 수리 사업에 인력을 이동하는 등 수리조선 사업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 일본의 몰락은 LNG 때문?

일본 조선업계가 몰락의 길을 걷는 이유에 대해 올해 초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LNG선 수주 감소'를 들었다. 신문은 "LNG선은 가와사키중공업이 아시아 최초로 건조하고 오랫동안 일본이 자랑하는 선종이었다"면서 "하지만 지난 2015년에 15척을 수주한 것을 마지막으로 제로(0)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일본은 1970~1990년대까지 LNG운반선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둥근 원형모양의 화물창이 탑재된 1세대 모스 타입을 고집할 때 한국은 멤브레인 타입 LNG선 개발에 주력했고, 글로벌 선주들이 멤브레인 타입을 발주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게 됐다. 이는 멤브레인 타입이 선체와 화물창이 일체형으로 설계돼 적재 공간이 더 넓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8월 발간한 한·중·일 조선산업 경쟁력 비교 보고서를 보면 LNG·LPG선의 국가별 경쟁력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일본에 우위에 있고 중국과 일본은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기술격차는 중국에 비해 7년 정도 앞서 있는 것으로 봤다.

◇ 日 조선업 불황 이어지나
글로벌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업계는 LNG운반선 시장만이 유일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이는 곧 일본 조선산업의 불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LNG 물동량 증가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로열더치셸은 급격한 LNG 수요 증가로 2020년 LNG 공급 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BP는 2040년까지 글로벌 LNG 교역 규모가 현재의 두 배가 넘는 128.8%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재 발주가 예상되는 LNG운반선은 최소 100척이 넘는다. 외신에서는 카타르가 노스필드 가스전 확장 사업에 120척을 발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리나비 일본 해사신문은 "중동 카타르가 진행하는 신조 LNG 운반선 안건에 대해 한국 조선업체 1곳당 40척의 건조 견적서를 제출한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 조선업체 관계자는 단가면에서 대응이 어렵다"며 "일부 일본 조선업체들은 응찰 자체를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미쓰비시중공업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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