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내 편 없는' 갈라파고스 외교…광복절 앞두고 고심 깊어지는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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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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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수보회의서 北도발 '전략적 침묵'…지난달 25일 이후 19일째 묵묵부답

  • '8·15 광복절 예고편' 수보회의 대일에 치중…文 "결기 갖되 냉정히 긴 호흡으로"

  • 靑 "北 대남 비방, 한·미 훈련 후 실무협상"…지나친 낙관론에 '좁아지는 중재역'

  • 제74돌 광복절 메시지, 한국 외교 '변곡점'…대일 대화 강조·평화 메시지 낼 전망

'한·일 경제전쟁, 북한의 도발, 한·미 동맹 균열 조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둘러싼 이란의 압박, 중·러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침입···.'

한반도를 덮친 외교 악재 쓰나미에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의 평화경제론을 지탱한 북·미가 '직거래 판'을 열면서 한국 외교의 입지는 한층 좁아졌다. 한반도 평화의 당사국인 북한은 연일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며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존의 통미봉남을 넘어 한·미 동맹을 정밀 타격하려는 '신(新)통미봉남'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또다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전략적 침묵' 기조를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북한이 다섯 차례나 도발할 동안 침묵했다. 제74주년 8·15 광복절을 앞두고 '극일(克日)'과 '평화 메시지' 간 균형점 찾기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전례 없는 외교 위기 상황에 처한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청와대의 지나친 '낙관론'이 한국 외교 입지를 좁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북한 외무성의 대남 비방 담화문에 대해 "한·미 훈련 끝나면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리로 동북아 질서의 새판 짜기에 나선 지 오래다. 미국은 이미 일본·호주·인도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전략을 가동했다. 중·러는 약한 고리인 한국을 의도적으로 타격하기 위해 연합작전을 개시했다. 북한마저 대남 때리기에 나서면서 한국 외교는 내 편이 없는 '갈라파고스 외교'로 전락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수석·보좌관회의 메시지는 '오롯이 대일(對日)'에 치중됐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감정적이어선 안 된다"며 "결기를 가지되 냉정하면서 근본적인 대책까지 생각하는 긴 호흡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덮친 외교 악재 쓰나미에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어 8·15 광복절을 언급하며 "경제 보복은 그 자체로도 부당할 뿐 아니라 그 시작이 과거사 문제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다만 "양국 국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토대로 민주·인권의 가치로 소통하고 인류애와 평화로 우의를 다진다면 한·일 관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향후 한국 외교의 변곡점은 8·15 광복절이다. 문 대통령은 13일 예정된 국무회의와 독립유공자·유족 초청 오찬 등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 8·15 광복절 메시지를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메시지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두 달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8·15 광복절 메시지의 두 축은 '극일'과 '평화'다. 다만 한·일 갈등을 촉발하는 대일 메시지보다는 미래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대북 메시지와 관련해 "무조건 침묵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며 "북한 메시지도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신형전술 유도무기 KN-23.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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