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자동차 수출戰, 10년간 0 : 30만 ‘완패’... 대기업 오너가 지원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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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8-1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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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1위 도요타 듳 파상 공세... 현대차 2009년 일본 사업 철수

한국과 일본 간 자동차 '수출전(戰)'에서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사실상 완패한 것으로 나타냈다.

세계 자동차업계 1위 브랜드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업체들의 파상 공세가 한국에서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GS그룹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 등이 일본차 판매에 앞장서면서 혜택을 누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 등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6월까지 약 10년간 일본은 국내에서 3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판매했다. 반면 한국은 2009년 현대차가 일본 사업을 접으면서 현지 수출이 올스톱됐다.

특히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 직전인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일본 업체의 국내 성장세는 가팔랐다. 도요타·렉서스·혼다·닛산·인피니티 등 일본 자동차 5개 브랜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한 2만3850대를 팔았다.

도요타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5개 브랜드는 지난해에만 4만5000대가 넘는 차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시장의 17.4%를 점령했다.


◆ GS그룹 등 일본 수입차 판매로... 전범 기업 지원 논란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일본 자동차산업의 성장 배경에 대해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범 기업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본 자동차 업체의 성장을 국내 재벌가가 돕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존 '총수 일가 등 재벌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전범 기업 지원 프레임이 더해진 것이다.

GS그룹의 경우, 2003년부터 렉서스 판매회사인 센트럴모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허인영 승산 대표(18.67%), 
허창수 GS그룹 회장(11.92%),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10.11%) 등 GS그룹 오너 일가가 이 회사의 핵심주주다.

LS그룹도 계열사 베스트토요타를 통해 도요타·렉서스를 판매하고 있다. LS네트웍스는 2013년 5월 도요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베스트토요타를 설립했다. 효성도 계열사 효성도요타와 더프리미엄효성을 통해 각각 도요타, 렉서스를 수입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일 감정이 극대화되면서 현지 기업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며 "골목상권 침해에 전범 기업 지원이라는 말까지 돌면서 관련 지분을 가진 대기업들이 꼬투리를 잡힐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수입차 업계 "반일 감정 공감... 오해 있으면 풀어나갈 것"

일본차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잘못된 정치싸움에 휘말려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 특성상 일본 자동차산업은 다른 분야보다 전범 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성이 높다는 게 국민들의 지적이다. 

닛산의 경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에 군용차량을 납품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등 다른 일본 자동차 기업들도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한 전범기업과 밀접한 관계다. 

단순히 과거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출간한 저서 <반일 종족주의>로 친일 논란을 빚은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교수)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스승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일 양국 학자 15명과 함께 1988년부터 3년간 도요타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300만엔으로 식민지 연구를 시작했다.

이 교장이 주장해온 식민지 근대화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작업을 도요타가 지원한 셈이다. 그는 책에서 우리나라의 민족주의를 이웃 일본에 대해 원수로 생각하는 적대 감정으로 규정했고, 일제 식민지배 기간 위안부 강제연행과 성노예화 사실을 부정했다.

이에 대해 일본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반한 감정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다만 정치적인 이슈와 별개로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 오해는 풀고, 브랜드 입지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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