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무더위 날려버리는 반찬 '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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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19-08-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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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최고의 반찬은 오이지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계절에 상관 없이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특별히 계절음식의 소중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냉장고가 귀했던 시절에는 여름에 집집마다 삼복더위에 대비해 오이지를 담갔다.

중국 고대 시집인 시경 '소아(小雅)편'에서는 “밭두렁에 오이가 있는데 깎아서 절인 후 조상님께 바치자”는 구절이 나온다. 절인다는 표현으로 김치 저(菹)라는 한자를 사용했고, 절이는 대상이 되는 채소로는 오이 과(瓜)자를 썼으니 이게 바로 오이지다.

일제강점기 때 문인인 최영년은 저서 해동죽지(海東竹枝)에서 경기 용인 오이지를 조선의 음식명물로 꼽으며 ”용인에서 나오는 오이와 마늘, 파로 오이지를 담그면 부드럽고 맛이 깊을 뿐만 아니라 국물은 시원하고 단 것이 사탕수수 즙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극찬했다.

오이 속 비타민C인 아스코르빈산은 피부 구성물질인 콜라겐의 기본 재료다. 이 성분은 피부 노화 방지에 좋고 미백효과와 보습효과가 있어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오이는 열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 예방에도 좋다. 주근깨가 생긴 부위에 오이를 얇게 썰어서 아침, 저녁으로 붙여주면 깨끗해진다. 또한 비타민 C는 알코올을 빠르게 분해하고 몸 밖으로 배출시켜 숙취 해소에 좋다. 술에 오이즙이나 오이채를 넣어 먹으면 알코올 성분을 중화·해독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이 껍질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아제가 들어 있는데, 껍질을 벗기거나 가열해서 먹는 것이 좋으며 산에 약한 성질이 있어 다른 채소와 함께 섭취할 때는 식초나 레몬즙을 첨가하면 좋다.

오이는 위 아래 굵기가 동일하고 색이 고른 것을 산다. 꼭지가 마르지 않은 것이 좋으며, 반으로 잘랐을 때 씨가 생성되지 않아야 한다. 오이는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오래간다.

오이지 레시피는 먼저 흐르는 물에 오이 20개를 살살 씻어서 물기를 털어낸 후 누름독에 차곡차곡 담는다. 이후 오이 위에 씻어서 간수를 빼낸 천일염 2컵을 넣고 찬물 1컵을 넣는다. 이어 소주 반 컵, 식초 2컵 반, 설탕 2컵, 고추씨 1컵을 넣은 뒤 누름판으로 꾹 눌러준다. 마지막으로 그늘에 보관하고 4~5일 후 오이의 위 아래를 바꿔 한번씩 뒤집어주며 열흘 동안 숙성시키면 오이지가 완성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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