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속 이야기] 동치미 속에 숨겨진 효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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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0-01-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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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 때 의학서인 ‘본초강목‘에는 “몸에 가장 이로운 채소는 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겨울에 무를 먹으면 의사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다.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음식은 동치미다. 요즘에는 동치미를 계절에 상관없이 먹지만, 예전 추운 겨울날에는 살얼음 띄운 동치미가 최고의 음식이었다.

고려시대 문장가인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서 “무를 장에 넣으면 여름철에 먹기가 좋다. 또한 소금물에 절이면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다. 동치미는 물기 많은 무를 골라서 껍질을 그대로 둔 채 깨끗이 씻어 소금과 함께 항아리에 넣어 두면 무에 소금이 배면서 무의 수용성 성분이 빠져나와 톡 쏘는 맛을 낸다”고 적었다. '동의보감'에는 “동치미의 주재료인 무는 기침과 천식을 치료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며 오장의 악기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조선시대 학자인 홍석모는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모아 놓은 ’동국세시기‘에서 “작은 무로 김치를 담그는데 이것을 ’동침‘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겨울에 먹는 김치라는 뜻에서 겨울 동에 김치를 나타내는 침자를 써서 동침으로 표기했다가 동치미가 되었다.

무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인 디아스타아제가 풍부하다. 특히 밥 위주의 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한국인에게는 무에 든 효소가 소화를 돕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열에 취약해서 50~70도만 돼도 효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무에는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도 들어 있다. 각종 효소와 칼슘, 비타민C는 껍질에 많아 잘 씻은 무를 껍질째 생으로 먹는 게 좋다. 껍질째 강판에 갈아 낸 무즙은 매운맛도 느껴지지 않고 위가 약한 사람도 부담 없이 섭취가 가능하다.

동치미를 만드는 방법은 무를 골라 무청을 떼고 소금에 굴려 묻혀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하룻밤 절인 후 파, 마늘을 넣고 소금물을 붓고 삭힌 고추를 띄워 숙성시킨다. 지역에 따라서 배, 유자, 청각, 갓, 약재류, 쪽파 등을 넣는다. 들어가는 부속 재료는 망에 넣어야 국물이 걸쭉하지 않고 맑고 시원한 맛이 난다.

맛있는 김장 무는 보통 모양이 곧고 잔뿌리가 없으며 표면이 하얗고 매끄러운 것이 좋다. 들었을 때 묵직하고 살짝 눌렀을 때 단단함이 느껴져야 한다. 단, 무가 휘거나 두세 갈래로 쪼개진 것은 재배할 때 미숙 퇴비를 사용했거나 뿌리의 생장점이 손상된 것이므로 고르지 않아야 한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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